사상 최대 연매출이 기대되는 보령이 특기인 항암제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국내 제약사 중 1위인 항암제 시장점유율 격차를 더욱 벌리면서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내는 전략이다.
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보령은 올해 항암제 사업 강화를 위한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암종별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영업·마케팅 역량을 쏟아부어 시장지배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보령은 전날 파클리탁셀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 ‘탁솔’의 국내 독점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탁솔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개발한 알칼로이드 계열 항암제로 난소암, 유방암, 폐암, 위암 등을 적응증으로 갖고 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BMS와 탁솔을 공동 판매했던 보령은 이후 제네릭 의약품인 ‘제넥솔’(삼양홀딩스)을 맡아 오리지널 의약품을 제치고 파클리탁셀 제제 1위로 키웠다. 하지만 삼양과 이별하면서 다시 탁솔로 돌아와 스스로 세운 기록을 꺾는 임무가 주어졌다.
보령은 탁솔의 판권을 보유한 독일 제약사 세플라팜과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한국비엠에스제약으로부터 국내 허가권까지 가져왔다. 영업·마케팅에 전념하는 한편 상품 판매의 아쉬움이 될 수 있는 수익성까지 개선하기 위한 포석이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최근 1년(2021년 10월~2022년 9월)간 제넥솔의 처방액은 약 220억 원으로 집계됐다. 2위인 탁솔은 81억 원에 그친다. 보령은 항암제 전문조직을 활용해 탁솔의 1위를 되찾을 계획이다.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 ‘온베브지’(삼성바이오에피스)도 판매하고 있어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폐암 분야에도 집중한다. 보령이 국내 도입해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은 소세포폐암 치료제 ‘젭젤카’는 오는 3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젭젤카는 스페인 제약사 파마마가 개발한 젭젤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식약처 희귀의약품에 지정된 항암신약이다. 보령이 지난해 국내 권리를 인수한 일라이릴리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와 함께 폐암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구성할 전망이다.
알림타는 2015년 특허가 만료됐지만 오리지널 의약품의 권위에 힘입어 연간 200억 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보령의 올해 알림타 매출 목표는 230억 원이다.
혈액암 분야에서도 2021년 국내 최초로 전문그룹을 신설하고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왔다. 올해는 주요 제품인 ‘벨킨’, ‘데비킨’, ‘비자다킨’, ‘벤코드’, ‘글리마’등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보령은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559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첫 연매출 7000억 원 돌파가 유력하다. 이런 가운데 주력인 항암제 역량을 강화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보령 관계자는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시밀러, 항암보조제에 이르는 다양한 품목으로 치료 옵션을 확대하면서 항암제 지배력을 공고히 다질 것”이라며 “예산 항암제 생산설비의 EU-GMP까지 추진해 항암제 포트폴리오 확장에서 제조 경쟁력까지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