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운행 지연 시위에는 확답 못 받아
전장연 “서울시 사과·약속 안 지켜”
오세훈 서울시장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의 단독면담이 성사됐지만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는 시위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탈시설과 관련해서도 견해차를 드러냈다.
오 시장은 2일 오후 3시 30분부터 전장연과 20분가량 단독 면담을 진행하고 이후 탈시설 반대 의견을 표명한 장애인 단체들과 연이어 개발 면담을 했다.
오 시장은 “(지하철 시위로 인해) 서울시민들이 입는 피해가 이제는 한계에 도달하고 그동안 여러 차례 시위를 통해서 무엇을 필요로 하고 요구하시는지 잘 알려져 있다”며 “더 이상 극단적인 형태의 시위를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전장연의 시위는 지하철을 84번이나 운행 지연시키며 철도안전법을 위반한 중범죄”라고 강조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서울시는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2001년 오이도역에서 리프트를 타다 사망한 장애인 관련해서 사과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오 시장은 지난해 4월 2024년까지 1역사 1동선이 100% 가능하도록 공언한 바 있다. 현재 서울교통공사가 관할하는 1~8호선의 1역사 1동선 확보율은 92.3%다.
현재 장애인 단체 내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는 ‘탈시설’과 관련해서도 양측 간 공방이 오갔다.
박 대표는 “UN장애인권리위원회의 협약을 보면 시설 신규 입소를 금지하며, 시설에 대한 투자를 막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며 “현실 사회에서 다 지켜지는 것은 아니지만 탈시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권고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탈시설의 기본적인 개념은 '자립생활을 할 수 있느냐'의 부분”이라면서 “저희로서는 혼자서 생활하실 수 없는 분들이 자립을 얼마나 할 수 있으며, 얼마나 잘 정착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예산 국비’ 1조3000억 원 증액을 통해 △장애인 탈시설 △장애인 활동 지원 △평생교육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 대표는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3일) 지하철을 타지 않는 선전전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 중단 여부를 포함해 저희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