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도 두 달새 15조원↓
저축은행 역시 예금 금리 두 달새 1.04%p 내려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최근 3%대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베이비스텝(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인상 기조를 이어갔지만 예금금리는 되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은행보다 금리메리트가 높은 저축은행 역시 예·적금 금리가 가파르게 내려가는 추세다. 이처럼 금리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최근 두 달간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5조원이나 줄어들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12개월 만기 기준 연 3.44~3.70%다.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이 연 3.70%로 가장 금리가 높고,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이 연 3.67%,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이 연 3.60%,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연 3.48%, NH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Ⅱ’가 연 3.44% 순이었다. 지난달만 해도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대 중반 수준이었으나 한 달 새 1%포인트(p)가량 하락한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4일 기준으로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4.0%로 조정해 최대 0.6%p 인하했다. 앞서 케이뱅크도 지난달 말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3%p 내렸다. 12개월 만기 기준 연 4.1% 금리를 제공한다.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수신고객을 유치했던 저축은행도 연 4%대까지 떨어졌다. 5일 기준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4.49%. 최고 금리를 기록하던 작년 11월 말(연 5.53%)과 비교하면 1.04%p 내려간 수준이다.
한때 연 6%를 웃돌던 저축은행 정기예금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현재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곳은 대아저축은행으로 연 5.00%다. 신한·KB·우리금융·OK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3.90%로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통상 저축은행들이 은행 예금 금리보다 0.8~1.0%p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것과 비교하면 현재 금리차가 거의 없어 이례적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금융권은 최근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린 파킹통장 금리도 재조정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OK읏백만통장Ⅱ’의 최고 금리는 이달 1일 연 5.5%에서 5.0%로 0.5%p 내렸다.
애큐온저축은행의 ‘머니쪼개기 통장’ 금리도 연 4.3%에서 4.1%로 0.2%p 하락했다.
이처럼 예금 금리가 하락하자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도 감소하고 있다. 1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12조2500억 원이다. 이는 정기예금 잔액이 정점을 찍은 지난해 11월 말(827조2986억 원)보다 15조 원 넘게 하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