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 “유니스왑, a16z가 지배하나?” 비판
거버넌스 관련 논쟁↑…“지속적 논의 통해 더 나은 방법 찾아야”
세계 최대 규모 탈중앙화거래소(DEX) 유니스왑의 ‘BNB체인 확장’ 안건 투표가 진행되면서, 탈중앙화 거버넌스 논쟁에 불이 붙었다.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가 앤드리슨호로위츠(a16z)의 반대표 행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다. 국내 전문가들은 투표 과정 및 결과와 상관없이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상황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자리 잡은 거버넌스 구조 역시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 논의를 통해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는 제언이다.
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규모의 탈중앙화 거래소(DEX) 유니스왑 커뮤니티에는 웜홀 브리지(웜홀)를 통해 유니스왑 V3를 BNB체인에 배치하자는 안건이 올라왔다. 5일(현지시간) 유니스왑에 투자한 글로벌 VC 앤드리슨호로위츠(a16z)가 보유하고 있던 유니(UNI) 1500만 표를 통해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거버넌스 논쟁의 불씨가 피어났다.
논쟁에 기름을 부은 것은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책임경영자(CEO)였다. 창펑 자오 CEO는 a16z가 반대표를 던지자, 자신의 트위터에 “유니스왑은 a16z에 지배당하고 있나?”라는 트윗과 함께 기사 하나를 공유했다. 해당 기사는 a16z가 지난해 1억3500만 달러 규모의 ‘레이어제로 브리지(레이어제로)’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다는 내용이었다.
레이어제로는 이번 BNB체인 배치 제안에 활용될 예정인 웜홀의 경쟁사다. 실제로 BNB체인 배포 과정에 사용할 브리지를 정하는 ‘온도 체크(Temperature Check)’와 토론, 투표에서 웜홀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트위터에서는 탈중앙 거버넌스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많은 이용자가 a16z가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들어있는 레이어제로를 밀어주기 위해 반대 투표를 했다”고 의심했다. 커뮤니티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이해상충’이라고 비판하면서, a16z가 탈중앙화 거버넌스 정신을 훼손했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일부 이용자들은 ‘1토큰=1투표’라는 룰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하드포크를 통해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이용자들은 커뮤니티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 경우, 오픈소스를 활용한 하드포크로 새로운 네트워크와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글로벌 DEX인 스시스왑이나, BNB체인 최대 DEX인 팬케이크 스왑 역시 유니스왑 V2의 하드포크다.
현재 제안은 a16z의 대량의 반대표에도 불구하고 8일 오후 2시 기준 찬성이 약 77%를 기록 중이다. 투표는 10일(현지시간)까지 진행된다.
한편, 국내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투표 과정 및 결과와는 별개로 “이러한 논의가 발생한 것은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완벽한 거버넌스 형태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반복된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정엽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 겸 블록체인법학회장은 “거버넌스는 현재 실험 중이고, 관련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한 상황”이라면서, “최근에는 제곱 투표제(4토큰=2표, 9토큰=3표…)같은 시도도 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향후 감사나 공시 등도 강화될텐데, 미리 준비하지 못한 거버넌스는 신뢰받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교수 역시 “분산화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커뮤니티는 많은 이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면서, “이번 논쟁은 분산화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두 전문가는 공통적으로 이번 a16z의 판단이 단순한 이기주의에서 나온 판단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김 교수는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이들은 누구나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려 한다”라면서, “a16z의 반대 배경에는 최근 미국과 바이낸스의 갈등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 학회장 역시 “(반대표 행사가) 꼭 커뮤니티 이익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볼 순 없다”면서 “a16z가 BNB체인을 신뢰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