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명 사망한 튀르키예 지진, 사상자 더 늘어날 듯…동일본 지진 이후 최악 참사

입력 2023-02-0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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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 시각)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마나스에 여성들이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AP/뉴시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9일(현지 시각) 사망자 수가 1만5000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AP·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까지 지진으로 인한 튀르키예 사망자 수는 1만2391명으로 집계됐다. 시리아의 경우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밝힌 사망자는 3000명가량이다. 양국의 희생자 수는 1만 5000명을 훌쩍 넘는다.

현재 기준으로 이번 지진은 21세기 들어 8번째로 많은 희생자를 낳았다.매체나 기관별로 역대 지진 사망자 수 집계가 조금씩 다르지만, 2010년 아이티 지진(약 22만∼31만 6000명·규모 7.0),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인도양) 지진·쓰나미(약 16만∼22만 7000명·규모 9.1),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약 7만∼8만 7000명·규모 8.0)을 21세기 들어 피해가 가장 컸던 지진으로 꼽는다.

이번 대지진으로 인한 사상자는 시시각각 늘고 있다. 지진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한 데다,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72시간도 첫 강진 발생 기준 임박한 상황이다. 현재 추세라면 1만 8500명이 사망하며 7번째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7일 이번 지진에 따른 전체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8일 펴낸 새 보고서에서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길 확률을 14%로 추정했다. 사망자가 1만∼10만 명일 가능성은 30%로 내다봤다.

USGS는 “이 지역 주민 상당수가 지진에 취약한 구조물에 거주하고 있다”며 “최근 지진은 산사태와 같은 이차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지진은 6일 새벽 4시 17분께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7.9㎞에서 발생했다. 규모 7.8 강진이 일어난 직후 규모 7.5 강진이 발생, 대규모 여진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튀르키예에서만 건물 6000채가 붕괴되는 등 도시가 폐허로 변했다.

USGS 기록에 따르면 이번 강진 이후 발생한 규모 4.0 이상의 여진만 최소 125차례에 달한다. 통상 여진은 발생 빈도와 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지만, 이번 지진의 경우에는 5.0∼6.0 규모의 지진이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지 구조대는 나흘째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 국가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 국제기구는 물론,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등도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구조대를 보냈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도 구조대와 지원 인력을 현지에 급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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