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해외도피를 도운 수행비서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수원지법 박정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9일 수행비서 박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가 소명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박 씨는 지난달 10일 김 전 회장이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태국 빠툼타니 한 골프장에서 검거될 당시에는 그 현장에 없었다. 이후 캄보디아로 도망치려던 박 씨는 국경 근처에서 캄보디아 경찰에 붙잡힌 뒤 국내 송환 절차를 밟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김 전 회장이 지난해 5월 31일 도피목적으로 해외로 출국할 때 함께 출국하고 또 해외로 도피하는 쌍방울그룹 임원들의 항공권을 김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예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개시되기 이전에 박 씨는 김 전 회장을 포함해 양선길 현 회장,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라 불리는 재경총괄본부장 김모 씨 등 주요 피의자들이 출국해 수사를 받지 못하게 도피를 도운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박 씨는 쌍방울그룹 전·현직 회장과 함께 태국에 머물며 운전기사와 수행비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 당시 박 씨에게서 김 전 회장이 사용했던 휴대전화 등 물품들이 발견됐는데 검찰은 김 전 회장의 것을 포함한 휴대전화 6대를 포렌식 할 계획이다.
검찰은 구속된 박 씨를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