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전투기 지원 요청차 유럽 순방나서
영국·프랑스·독일 방문...EU 특별정상회의에도 참석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에서 공세에 나섰다고 9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투기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유럽 순방에 나선 틈을 타 러시아가 총공세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TV 인터뷰 영상에서 "루한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총탄과 포탄을 퍼부으며 공세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공세는 이미 시작됐다고 결론 내릴 수 있으며, 사실상 러시아가 계획해온 전면적인 공격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CNN은 러시아가 자신들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크레미나 지역에서부터 우크라이나 내부를 향해 서쪽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상황이고, 우크라이나는 크레미나에서 스바토베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를 차단하고자 시도 중이다.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이 1주년이 되는 오는 24일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공세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찌감치 제기됐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탱크 등과 함께 중무장한 보병 부대를 전선에 투입하며 진격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곳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점령군(러시아)에 맞서 공격을 이어가며 격퇴했다"면서 "러시아군은 많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아직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상황은 어렵지만 여전히 우리 군이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군사 블로거들도 이번 러시아군의 공세 추진에 대해 언급했다. 예브게니 포두브니는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지난해 가을 말부터 적들로부터 작은 정착지들을 탈환하는 데에 성공했다"며 "상황은 어려우나 주도권은 전반적으로 우리 쪽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러시아의 루한스크 공세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 순방길에 오른 가운데 나왔다. 젤렌스키는 미국과 독일 등 서방으로부터 주력 전차를 지원받기로 한 데 이어 전투기 지원 요청을 위해 유럽 주요국 순방에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폰 데어 라이엔 우르줄라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각종 무기 지원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면서 "이러한 신호가 구체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그가 브뤼셀에 방문한 것은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