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시즌을 맞이한 전통 제약사들이 줄줄이 매출 신기록 소식을 전하고 있다. 본업의 성장세가 호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각 사의 간판 제품군(패밀리)들이 1000억 원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한미약품과 보령, JW중외제약의 ‘아모잘탄패밀리’, ‘카나브패밀리’, ‘리바로패밀리’가 전년 대비 매출을 확대하며 회사의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모두 만성질환인 고혈압·고지혈증을 타깃으로 라인업을 확장한 회사의 주요 브랜드다.
JW중외제약의 리바로패밀리는 단숨에 1000억 원대 제품군에 합류했다. △리바로 △리바로브이 △리바로젯으로 구성된 리바로패밀리는 지난해 1147억 원의 매출을 달성, 전년(788억 원) 대비 45.6% 성장했다.
2021년 신규 출시한 ‘리바로젯’의 역할이 컸다. 리바로젯은 피타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2제 복합제로, 해당 조합으로는 국내 처음 출시된 개량신약이다. 출시 첫해 31억 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325억 원을 기록, 약 1년 만에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안착했다.
JW중외제약은 일본 코와(Kowa)와 닛산(Nissan)화학이 개발한 ‘리바로’를 2003년 도입, 국내 임상을 거쳐 2005년부터 판매하고 있다. 주요 성분인 피타바스타틴은 스타틴 계열 중 유일하게 ‘당뇨병 발생 위험 징후 없음’ 문구를 표기할 수 있을 정도로 당뇨병 관련 안전성이 뛰어나단 차별점이 있다.
지난해 JW중외제약은 연결기준 매출 6844억 원, 영업이익 644억 원으로 외형과 수익성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2021년 말부터 리바로 주원료를 자체 생산체제로 전환하면서 원가율을 개선, 매출이 증가할수록 수익성이 커지는 효과를 얻고 있다.
59년 만에 사명을 바꾸고 새 출발한 보령은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 7605억 원, 별도기준 7221억 원으로 모두 신기록을 세웠다. 대표 품목인 카나브패밀리는 지난해 총 130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보령은 2011년 고혈압 신약인 단일제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를 출시한 후 복합제를 차례로 추가해 카나브패밀리를 육성했다. △카나브 플러스(피마사르탄+이뇨제) △듀카브(피마사르탄+암로디핀) △투베로(피마사르탄+로수바스타틴) △듀카로(피마사르탄+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 △아카브(피마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에 이어 지난해 피마사르탄과 암로디핀, 이뇨제(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를 결합한 3제 복합제 ‘듀카브플러스’까지 내놨다.
카나브패밀리는 2018년 처음 연매출 500억 원대에 진입했으며, 해마다 가파르게 성장해 2021년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듀카브플러스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면서 추가적인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2015년 세운 매출 신기록을 7년 만에 갈아치운 한미약품은 복합신약 ‘아모잘탄’을 기반으로 한 아모잘탄패밀리가 유비스트 기준 1305억 원의 합산 처방 매출을 기록했다. 아모잘탄패밀리는 고지혈증복합제 ‘로수젯’과 함께 회사의 매출 증가를 이끌고 있다.
한미약품은 국내 1호 개량신약인 아모잘탄에 다른 성분을 하나씩 추가해 지금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아모잘탄(암로디핀+로사르탄) △아모잘탄에 고혈압 치료성분(클로르탈리돈)을 더한 3제 복합신약 아모잘탄플러스 △아모잘탄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성분(로수바스타틴)을 더한 3제 복합신약 아모잘탄큐 △아모잘탄큐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성분(에제티미브)을 더한 4제 복합신약 아모잘탄엑스큐 4종으로 구성돼 있다.
아모잘탄패밀리는 2019년 말 누적 처방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의약품으로는 처음이다. 아모잘탄은 MSD를 통해 ‘코자XQ’란 브랜드로 해외에서도 판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