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립정동극장 2023 라인업 기자간담회에 나선 정성숙 대표이사는 “국립 ‘제작극장’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근현대 문화예술의 출발지인 정동 일대의 문화적 가치를 활용해 차별화된 레파토리를 순차적으로 개발할 것”이라면서 “그 첫 번째 작품이 뮤지컬 ‘딜쿠샤’”라고 소개했다.
‘딜쿠샤’는 일제 강점기 미국인 앨버트 테일러 부부가 1920년대 정동길에 지어 올린 가옥의 이름으로, 뮤지컬 '딜쿠샤'는 지난 100년간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지난해 12월 국립정동극장에서 세실에서 초연됐고 올해 12월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딜쿠샤’의 이종석 연출은 “지난 100년의 역사 동안 우리 근현대사를 관통한 이 집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서 “집이라는 곳의 본질에 주목해 가정, 부모와 자식, 꿈, 그리움 등 서로의 관계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뮤지컬 ‘쇼맨’(9~11월), ‘비밀의 화원’(3~4월), ‘베르나르다 알바’(6~8월), 연극 ‘태양’(2월) 등이 올해 공연 작품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무용, 사물놀이, 타악 등을 공연하는 전통연희 단체 자격으로 2021년 창단한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작품 두 편 ‘춘향’(5월), ‘어릿광대’(11월)도 관객을 만난다. ‘춘향’은 판소리를 재해석한 작품, ‘어릿광대’는 사당패의 연희를 실내 극장으로 옮겨온 형태다.
지난해 폐관위기에 놓였던 세실을 위탁운영하기로 결정한 국립정동극장은 올해 세실극장에서도 창작 연극 ‘누구와 무엇’(3월), 창작 전통공연 ‘긴긴밤’(7~8월) 등 14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 해 동안 국립정동극장과 세실극장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도합 29편, 427회차다. 기자회견에 자리한 이수현 공연기획팀장은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게 되면서 공연 수요가 늘어났고, 국립정동극장이 세실극장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면서 작품 편수도 늘어났다”고 설명하면서 “장르와 형태가 다양한 공연을 여러 연령이 즐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공연을 확대개편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노후화된 극장 재건축 계획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정 대표이사는 “그동안 했던 모든 활동과 공간 정보를 아카이빙해 재건축 후에도 모두 기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