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생명이 지난해 출범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채권재분류로 인한 자본잠식은 여전했지만, 농협생명은 "회계인식의 문제이며, IFRS17상에서는 총자본이 5조 원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1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0%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영업이익 역시 3170억 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4.3% 증가했다.
농협생명은 “금리 상승에 따른 시장 상황에 적기 대응하면서 이자율차손익을 관리한 결과”라며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스마트페이NH종신보험', 첨단의료 기술을 보장하는 '꼭필요한NH신의료보장보험' 등 보험 본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상품 개발 확대 영향으로 안정적 위험보험료 확보도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자본은 -145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9월 말 -4820억 원 대비 3369억 원 개선된 수치다. 일시적인 자본잠식이 여전한 것인데, 농협생명은 "회계인식의 문제일 뿐, 보험금 지급이나 회사의 실질가치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농협생명은 2020년 9월 IFRS17 도입 대비와 저금리 시기 지급여력(RBC)비율을 높이기 위해 원가로 평가하는 만기보유채권을 시가로 평가하는 매도가능채권으로 전환했다.
저금리 장기화를 예상했던 것인데 지난해 채권금리 급등으로 보유 중인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일을 겪었다. 실제 손실을 본 것이 아니라 장부상으로만 하락한 것이었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4820억 원의 자본잠식이 발생했다.
지급여력(RBC)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45.6%로 전분기 말보다 38.3%포인트(p) 높아졌지만, 여전히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RBC비율은 보험회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보통 150% 이상을 권고한다.
RBC비율이 150% 이하로 간다고 해서 당장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다. 다만 RBC비율을 다시 높이라는 권고를 받을 수 있고 회사는 당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받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
이에 대해 농협생명은 "향후 회사가치 중심의 사업운영과 新회계제도에 기반한 자본관리 정교화를 통해 지속적인 재무건전성 제고를 추진해 나아갈 예정"이라며 "고객과 농업인, 국민에게 사랑받는 생명보험사로서의 비전달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