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에 뒤통수를 맞은 카카오는 침묵한다. 카카오는 “지분 매입은 경영권 확보가 아니라 에스엠과의 사업 제휴를 통해 IP 및 콘텐츠, 기술적 역량을 결합하기 위한 것”이라며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경영권 향방이 어떻게 되든 ‘꽃놀이패’를 쥔 셈이 됐다. 다만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SM을 상대로 제기한 카카오에 대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결과에 따라 주가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첫 심문기일은 22일이다.
15일 SM 주가는 전날보다 4.97%오른 12만2600원에 마감했다.
다음 달 1일까지 공개매수를 통해 SM 지분 25%(595만1826주)를 확보하겠다는 하이브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SM 주식을 가진 소액주주들의 입장에선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양도세를 내가면서까지 하이브에 주식을 넘길 유인이 없어진 셈이다.
얼라인 측의 여론전이 통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하이브가 또다시 가격을 조정해 공개매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하이브는 이날 “공개매수는 일정한 조건을 제시하고 그 조건을 변경하지 않은 상태로 이행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제시한 조건(주당 12만 원)에 따라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업계에선 SM 지분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끼리 시간외 대량 매매(블록딜) 형태로 인수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이미 하이브에 넘겨주기로 한 이수만 대주주(18.78%)를 제외하면 국민연금공단(8.96%), KB자산운용(3.83%), 얼라인(1.1%) 등이 현재 SM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한가지는 SM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이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 측이 카카오가 확보한 SM의 유상증자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했다.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카카오의 지분은 사라져 사실상 하이브의 독무대가 된다.
다른 하나는 맞불 카드다. SM 경영진과 카카오가 반격하려면 더 많은 주식을 매집해야 하는데 이미 주가가 12만 원을 웃돌고 있어 어려워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도 남은 변수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카카오가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 기관투자자들과 접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전날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CJ그룹을 SM 지분 인수전에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이 전해졌다. CJ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현재 상태라면 경영권 분쟁은 3월 주주총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하이브 대 반 하이브 진영’의 표 대결이 예상된다. SM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의 임기가 3월 끝나 이번에 모두 교체된다. 하이브엔 주주제안권이 없다. 이 때문에 이수만이 하이브를 대신해 16일 이사 후보를 제출하는 형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