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SM 새 경영진 후보 7명 제안… 방시혁·민희진 제외
관전 포인트…신주발행취소 가처분신청 판결·카카오 추가 지분매입 여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이하 SM)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주가는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 매수가 12만 원을 이틀째 웃돌고 있다. 이 가운데 카카오가 SM의 추가 지분을 확보에 나설 경우 공개 매수가격이 최대 14만1000원에 이를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16일 키움증권은 카카오 그룹이 SM에 대한 메이저 지분을 확보한다는 가정 아래, SM 지분 인수 주체를 카카오가 아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카카오 보유 지분에 대한 현물출자 및 앵커에퀴티파트너스 보유 지분에 대한 카카오엔터 지분 전환으로 카카오 픽코마가 카카오엔터의 100% 자회사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운영자금 또는 인수자금 추가 확보를 위해 카카오 또는 재무적투자자(FI) 기반의 현금 출자가 수반될 가능성도 있어 카카오엔터의 상당한 자금력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카카오엔터가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1차 자금 유입은 이달 20일 8975억 원으로 예정돼 있다. 공시상 자금조달의 목적은 ‘회사의 사업 전략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으로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으로 온전히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앵커에퀴티파트너스 투자금 5627억 원을 합산하면 우선적으로 1조4600억 원의 투자 활용 자금 확보가 가능해진다”며 “인수시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SM 최대주주와 기공시된 공개매수 합산인 43.4%를 대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단가는 최대 14만1000원으로 산출된다”라고 분석했다.
SM의 주가가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 매수가를 넘어서면서 하이브의 계획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SM의 지배구조 문제를 제기해 온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도 하이브의 공개 매수 가격 주당 12만 원은 너무 낮은 가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이브가 매수가를 높여 다시 공개 매수를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하이브는 현재 기존 방침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하이브는 전날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률책임자(CLO),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 등 3명을 사내이사 후보로 지정하는 주주제안을 SM에 보냈다. 앞서 거론됐던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SM 출신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최종 명단에서 포함되지 않았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 한국대표가,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로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엔씨소프트 기타비상무이사 출신), 비상임감사 후보로는 최규담 회계사(엔씨소프트 재무전략실장 출신)가 각각 올랐다.
이 밖에 주주제안에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내용을 비롯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정관 개정안도 포함됐다.
향후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 관전 포인트는 △신주발행취소 가처분신청 판결 △카카오의 추가 지분매입 여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경쟁심사 여부 등으로 꼽힌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의 공개매수 종료일 이전 판결이 내려질 것인지가 중요하다. 인용시 카카오향 신주발행은 취소되며, 하이브의 인수가 성공할 전망”이라면서 “또 하이브의 공개매수 종료 이전 카카오가 12만 원을 초과하는 주당 매수가격을 제시하며 공개매수에 나설시 카카오의 SM 인수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