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독일제 레오파드2 전차를 공여하는 것에 대해 독일이 반대했던 배경이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방산 특성상 정부가 허락해주지 않으면 진행할 수 없는 이슈가 많은 까닭이 반영됐다. 특히, 수출한 제품이 공여될 때도 최초 생산국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가장 주목받는 무기는 독일제 레오파드2 전차다. 한때 세계 최강 전차 후보로 꼽혔던 이 전차는 생산대수가 400여 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 챌린저2와 달리 유럽 내 최소 13개국에서 약 2000대가 운용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외에도 캐나다, 칠레, 인도네시아, 싱가포르가 주력 전차로 채용했다. 독일이 개발한 전차인 만큼 운용국이 해외로 이전하려면 독일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서도 독일과 포르투갈 등이 최신 A6 버전 레오파르트2를 우크라이나에 공여할 것을 결정했으나 독일의 허락을 받지 못했던 실정이었다. 타국에 수출한 레오파드2 전차의 재수출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 게 독일의 입장인 것이다.
이는 러시아의 보복과 주변국으로의 확전 가능성을 우려했던 까닭이다. 또, 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란 점 때문에 독일 국민 상당수가 분쟁국에 대한 무기 제공에 반대하는 경향을 보였다. 비슷한 시기에 독일에서 시행된 한 여론조사에선 다른 무기 지원에는 대체로 찬성하면서도 주력 전차 제공에는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 레오파르트2 전차의 사실상 실전 경험이 없는 까닭에 성능에 대해 고스란히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는 점도 독일엔 부담이다.
그러던 중 독일이 울며 겨자 먹기’로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보내기로 했다. 이 같은 배경으로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꼽힌다. 먼저 폴란드와 스페인이 독일제 레오파르트2 전차를 독일과 상관없이 우크라이나에 보낼 뜻을 밝힌 것이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기자들에게 “독일에 승인 요청을 할 것”이라면서도 이는 “이차적인 문제”라며 독일의 승인 없이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제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폴란드는 현재 구형인 레오파르트2A4 100여 대를 포함, 레오파르트2 전차 240여 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한 미국제 M1A2 전차와 한국제 K2 흑표가 수입되면 구형 전차를 추가로 우크라이나로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를 비롯해 유럽 각국의 레오파르트2 전차 승인이 이뤄진다면 독일의 글로벌 사회의 헤게모니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