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비공개 의총서 "당대표로서 마음의 빚"
발언대 선 李, 혐의 조목조목 해명…부결 당위성 강조
윤석열 대통령은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했다. 이변 없이 ‘부결’될 가능성이 크지만 일각에선 이 대표가 스스로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당 지지율 하락세도 맞물리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도 흔들리고 있다. 오는 27일 국회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본회의에서 표결에 붙인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이날 국회에 접수됐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검에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보냈고, 윤석열 대통령은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거쳐 제출된 체포동의요구서를 전날 밤 재가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 보고된다. 72시간 이내 표결을 해야하는 국회법에 따라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진다.
이 대표는 표결을 앞두고 동료 의원들에게 결백을 호소했다. 그는 오후 비공개 의원 총회에서 “대선 패배의 업보로, 당대표로서 의원들에게 마음의 빚을 갖고 있다”고 박성준 대변인이 전했다. 자신을 둘러싼 혐의에 대해선 “영장에 적시된 기업과 관련된 용도변경 등 성남시 행정엔 어떤 불법 부당 없이 적법하게 처리했다”, “위법 불법 행위를 사전에 보고하고 승인받았다는 건 말 안된다” 등 조목조목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당내 의원들에게 각각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직접 발언대에 올라 부결 당위성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지도부는 큰 이변 없이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민주당 의석은 169석으로, 단독 부결이 가능하다. 오히려 여당에서 체포동의안 부결 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 의원들 중에선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그냥 계속 질질 끌려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부결을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체포동의안 부결 시 민주당은 ‘방탄 정당’이라는 비판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에게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 지지율 하락세까지 맞물리면서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전날 “(공천권을 내려놓는 게) 이재명 대표가 할 수 있는 묘수이고 신의 한 수”라며 “스스로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면 국민들이 성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불체포특권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내려놓아야 하는 제도”라며 “이 대표가 결단하시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게 최선의 답”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소화했다.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16일 전국농어민위원회 출범식 참석을 취소하고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소집한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이 대표는 이날 당내 기구인 경제위기대응센터 출범식부터 전국여성위원회 발대식까지 참석했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당 일정을 분리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