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국채금리,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뉴욕증시는 21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월마트와 홈디포 등 소매업체의 분기 시적이 부진을 소화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97.10포인트(2.06%) 떨어진 3만3129.59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81.75포인트(2.00%) 하락한 3997.3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94.97포인트(2.50%) 내린 1만1492.3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이는 지난해 12월 15일 이후 최악의 일일 낙폭을 기록하게 됐다.
'대통령의 날' 연휴를 마치고 나흘 만에 개장한 뉴욕증시는 긴축 우려에 급락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라 연내 긴축 기조를 마무리하고 기준금리 인하까지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최근 물가 상승세 둔화 폭이 시장의 예상보다 크지 않고, 소매판매와 고용지표까지 예상을 웃도는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의 긴축 행보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힘을 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날 S&P 글로벌이 발표한 2월 서비스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5를 기록, 8개월 만에 확장 국면으로 돌아선 것도 시장의 긴축 우려를 키웠다. 서비스업과 제조업을 합산한 종합 PMI도 50.2를 기록해 경기 확장 기준선인 50을 넘어섰다.
이에 이날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지난주 종가 3.82%에서 한때 3.96%로 크게 올랐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 역시 4.74%까지 올랐다. 모두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금리가 크게 오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유통 공룡 월마트와 홈디포가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홈디포는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소비 수요 둔화 가능성을 이유로 주당순이익 감소를 전망했다. 홈디포는 이날 7.1% 급락해 다우존지수 편입 종목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월마트도 시장에 기대를 밑도는 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월마트는 "소비자는 여전히 큰 압박을 받고 있으며 우리는 올해 매우 신중한 전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BMO의 캐롤 슐레이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여전히 연준이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대신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현실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더 오랫동안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