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외채권, 3612억 달러… 868억 달러 감소
한은 "우리나라 대외건전성 대체로 양호"
한국의 대외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순(純)대외금융자산이 지난해 말 7466억 달러로 연간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환율 변동성 등 비거래 요인으로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와 대외금융자산(내국인의 해외 투자)이 모두 줄었지만, 대외금융부채 감소폭이 대외금융자산 감소폭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전년 말 대비 870억 달러 늘어난 7466억 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외국에 갚아야 할 돈보다 받을 돈이 더 많이 늘었단 얘기다. 분기 기준으로는 작년 3분기 786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대외금융자산은 거주자의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전년 말 대비 513억달러 감소한 2조1271억 달러를 기록했다. 거주자의 증권투자는 글로벌 주가 하락, 미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가치 하락 등 비거래요인(-1415억 달러)의 영향으로 954억 달러 줄었다. 지분증권이 723억 달러 줄고, 부채성증권이 231억 달러 감소했다.
대외금융부채는 외국인의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전년 말 대비 1383억 달러 감소한 1조3805억 달러였다. 외국인의 증권투자는 국내 주가 하락, 미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 등 비거래요인(-2031억 달러)의 영향으로 1821억 달러 감소했다. 지분증권이 2006억 달러 줄었고, 부채성증권은 185억 달러 늘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3612억 달러로 전년 말 대비 868억 달러 줄었다. 대외채권은(1조257억 달러) 547억 달러 감소했는데, 환율 변동성을 줄이는 과정에서 준비자산(외환보유액)을 400억 달러 소진한 영향이다.
대외채무는 6645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반정부 및 예금취급기관의 부채성증권을 중심으로 321억 달러 증가했다.
유복근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국내외 금융ㆍ외환시장 변동성 높았음에도 외국인의 우리나라 채권에 대한 투자가 지속됐으며, 외채 만기구조도 장기화됐다는 점에서 보면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비중은 25.1%로 전년말 대비 1%포인트(p) 하락했다.
우리나라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35.9%)은 3.8%p 상승했다. 단기외채비율 상승은 단기외채(분자)가 소폭 증가(+20억 달러)했으나, 준비자산(분모)이 감소(-400억 달러)한 데 기인한다.
유복근 팀장은 "단기외채비중은 외채 만기구조가 장기화되면서 연말기준으로 1998년 말 23.3%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며 "단기외채비율은 작년 2분기 41.9%, 3분기 41.0%를 정점으로해서 낮아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유 팀장은 이어 "이처럼 우리나라 대외건선정을 종합 판단하면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 및 외환시장 상황 등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