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빙로봇 시장, 2025년 2조 8000억 원 규모 성장
식당 문을 열면 성인 가슴 정도 높이 사이즈의 ‘케티봇’이 나타나 반갑게 맞아준다. 자리에 물티슈나 숟가락이 없으면 손을 들어 직원을 부를 필요가 없다. 탁자 옆 키오스크를 눌러 주문하면 케티봇이 가져다줘서다. 음식을 주문할 때도 마찬가지다. 주문한 음식은 케티봇보다 키가 조금 큰, 고양이 귀를 가진 ‘벨라봇’이 날라주는 것만 다르다.
24일 스타트업 ‘브이디컴퍼니’가 자사 공급 서빙 로봇을 이용해 직접 운영하는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식당의 모습이다. 브이디컴퍼니는 중국 ‘푸두로보틱스’의 서빙 로봇을 국내에 독점 공급하는 스타트업으로 국내 서빙 로봇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해당 식당은 브이디컴퍼니의 서빙 로봇과 태블릿 메뉴판 등 외식업 자동화 솔루션의 모든 프로세스를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지난 14일부터 운영 중이다.
통상 50평 정도의 공간에는 직원이 5명은 있어야 하지만, 로봇 4대와 직원 2명이 일하고 있었다. 로봇 한 대가 사람 0.8명의 일을 하는 셈이다. 자동문이 서빙 로봇도 인식해 별도의 공간에서도 막힘없이 서빙 로봇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아직 음식을 만들고, 만든 음식을 로봇에 싣고 이를 내리는 것은 사람이 해야 한다. 브이디컴퍼니 관계자는 “로봇이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무거운 조리기구와 음식을 들고 나르느라 근골격계 질환을 앓던 직원들이 덜 아파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기도 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에 따르면 국내 서비스 로봇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전년 대비 35%가량 증가한 8600억 원 수준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서비스 로봇 시장은 2025년이면 2조 8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임에 따라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들도 앞다퉈 서빙 로봇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비로보틱스도 그중 하나다. 2019년 11월 서빙로봇 렌탈 사업을 시작한 우아한 형제들은 서빙 로봇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2월 로봇사업 독립 법인으로 비로보틱스를 설립했다. 대기업의 서빙 로봇은 LG전자의 클로이, 현대로보틱스의 S1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해외와 달리 국내 식당에서 서빙 로봇을 사용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서빙 로봇 자체에서 차별화를 만들기는 어려워서 식당 운영 전반에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가 경쟁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