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협약'…고용부 "새로운 패러다임 구현 첫 사례"
고용노동부 주도로 조선업 원·하청이 ‘적정 기성금 지급’을 비롯한 실천과제들에 합의했다. 다만, 대부분 과제는 강제성 없는 권고 형식으로 서술됐다.
고용부는 27일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영빈관에서 조선 5사 원·청사 대표들과 이정식 고용부 장관, 김두겸 울산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협약’ 체결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10월 발표된 ‘조선업 격차 해소 및 구조개선 대책’의 일환이다. 고용부는 “법적 강제나 재정 투입만으로는 이중구조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하에 원·하청이 자율적으로 상생·연대해 대화를 통해 해법을 마련하고, 정부는 이행과 실천을 적극 지원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현장에서 구현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대부분 실천과제는 권고 형식이다. 주요 과제를 보면, △원청은 적정 기성금을 지급하고, 하청은 임금인상률을 높임으로써 원·하청 간 보상수준의 격차를 최소화한다. 또 △원·하청은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이 지급될 수 있도록 숙련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노력하며, 용접 등 특정 공정에 임금체계 개편을 우선 적용하고 정부는 지원방안을 병행해 실효성을 제고한다.
더불어 △원·하청은 에스크로 결제제도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하청 근로자에 대한 임금체불을 예방하고 △상시적인 업무에 재하도급(물량팀) 사용을 최소화하며, 이를 위해 단계적으로 재하도급을 프로젝트 협력사 등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밖에 △하청의 보험료 성실 납부를 전제로 원청은 하청의 보험료 납부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정부는 연체금 면제, 체납처분 유예 등 조치를 시행한다.
실천과제의 강제성이 없고 기성금의 ‘적정 수준’이 정해지지 않아 향후 협약을 둘러싸고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정식 장관은 “이중구조 문제는 법적·강제적 접근보다는 이번 상생 협약처럼 이해 당사자가 중심이 돼 스스로 해법을 모색하고, 이를 실천하는 상생과 연대의 방식이 매우 중요하다”며 “오늘 조선업 상생 협약이 이중구조 대책의 마중물 역할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하청은 협약의 내용을 잘 지키고 보다 발전시켜 현장의 실효적인 변화를 이끌어 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