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 동의안 표결에서 예상보다 많은 이탈표가 나오자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인 ‘개혁의 딸(개딸)’ 사이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비명계(非明係) 의원 40여 명의이름과 지역구가 적힌 이른바 ‘살생부’까지 공유하고 있어 민주당 내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민주당 당원 게시판과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민주당 낙선 명단’, ‘민주당, 조심할 의원 모음.zip’ 등의 제목으로 의원 46명의 신상정보를 담은 이미지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 게시물에는 지난달 비명계 의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민주당의 길’ 소속 의원들이 대거 포함됐으며, 해당 의원들의 전화번호까지 실려있다. 일명 ‘개딸’과 ‘양아(양심의 아들) 등으로 불리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은 이 게시물을 ‘반란군 명단’ ‘수박 명단’이라고 부르며 적극 공유하고 있다.
공유되는 게시물 속 명단에는 ‘이재명 사당화’ 논란을 부른 민주당 당헌 개정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의원들의 이름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이들은 명단 속 의원 혹은 의원실 관계자들과 직접 연락에 나서며 주고받은 내용을 캡처해 인증하며 명단을 수정하고 있다. 자신을 이 대표의 지지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명단 속 의원과 나눈 문자 대화를 올렸는데, 이 지지자는 “000 의원이 사실을 부인하며 겁을 주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 문자의 내용을 살펴보면 지지자가 “이번에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변절자란 의미)인증 제대로 했다”고 문자를 보내자, 문자 받은 의원이 “나는 부표 던졌으니 함부로 얘기하면 가만 안있을 겁니다”라고 답변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누가 어떻게 투표를 했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의 내부 분열을 조장할 수 있는 이같은 행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힘을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의원들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 집중‘서 “심정이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특정인들에 대한 어떤 명단공개나 확인이나 이런 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그걸 완벽하게 확인할 수도 없고 그간의 여러 가지를 통해서 그냥 일종의 보면 추측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실시한 결과 재석 297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명으로 부결됐다. 체포동의안은 재석 의원 중 과반인 149명이 찬성해야 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