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선수인 정해민은 28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패배하게 된 상황이 제대로 전달됐으면 좋겠다며 우진용 선수의 항의와 오디오 문제로 두 차례 경기가 중단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간 재경기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정해민은 침묵을 지켜왔다. 그러나 28일 ‘피지컬: 100’의 연출을 맡은 장호기 PD가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가 온몸을 바쳐 땀흘렸던 지난 1년은 제가 반드시 잘 지켜내겠다. 거짓은 유명해질 순 있어도 결코 진실이 될 순 없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정해민은 입장을 밝히기로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정해민은 우승자를 가리는 마지막 ‘밧줄 당기기’ 경기에서 총 두 차례 경기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밧줄 당기기’는 두 우승 후보가 도르래에 감긴 밧줄을 당겨 먼저 다 풀어내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정해민은 애초 자신이 경기에서 앞서 있었다면서 “경기를 시작했는데 차이가 크게 났다. 모니터로 보던 형들이 3배 정도 속도 차이가 났다고 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우진용 님이 손을 들었다. 경기가 중단됐고 제작진에게 (우진용이) ‘소리가 너무 많이 난다’며 기계 결함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당시 제작진이 점검해 기계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재개 후에도 정해민은 경기에서 앞서 있었다. 그는 “‘이제 정말 끝났다’하는 순간이 왔을 때 제작진이 경기를 중단한다고 했다”며 이때 제작진의 권유로 자리를 옮겼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당시 오디오 사고로 이때까지 촬영된 영상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알렸다.
앞서 26일 제작진도 공식 입장을 통해 “최종 결승전은 경기 초반의 오디오 이슈(도르래가 돌아가면서 발생하는 소음이 참가자들의 마이크에 타고 들어간 일) 체크와 참가자들의 의견 청취를 위한 일시 중단과 재개가 있었을 뿐”이라며 “종료된 경기 결과를 번복하는 재경기나 진행 상황을 백지화하는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오디오 이슈를 체크하고 재개한 상황에서도 두 참가자가 모두 동의한 방식”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해민은 “제작진은 ‘해민 씨가 허락만 해준다면 줄을 잘라내고 다시 해주겠다’고 했고, 우진용 님도 ‘그 조건 받아들이겠다’고 했다”며 “나는 계속 ‘안 된다’고 했지만 나만 허락하면 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계속 ‘힘을 다 써서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쉬는 시간을 가지거나, 경기를 내일 다시 하는 등 정해민 측이 원하는 건 다 들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정해민은 “그 수백 명을 세워 놓고 내일 다시 오라는 말이 차마 안 나오더라”며 “결국 다시 재경기하겠다고 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그는 “만약 끝까지 재경기를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재경기를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들었다”며 “커뮤니티나 기사에는 장비 결함 얘기도 나오는데, 장비 결함인지 모르겠고 내가 힘이 떨어졌는지 결국 안 당겨졌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재경기 전에는 무엇이든 들어줄 것처럼 하던 제작진이 갑자기 태도가 바뀌면서 ‘참가자는 편집에 관여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왔다”고 설명했다.
정해민은 제작진에게 ’자신이 힘이 빠져 졌던 상황을 리얼리티답게 내보내달라‘고 요구했는데, 이러한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아버지도 경륜 선수고 나도 대를 이어 경륜 선수”라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경륜 선수가 하체 운동만 해서 밧줄 당기기 경기에서 졌다’는 말이 퍼지는 게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패배 전후 상황이 설명돼 경륜 선수가 비난받지는 않았다면 좋겠다면서 “제작진이 재경기 장면을 넣길 거부하면서, ‘애초에 재경기 같은 걸 받아들였으면 안 됐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었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정해민은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저격하고 싶은 건 아니다”라면서 최종 우승자인 우진용을 비롯한 참가자들과 ‘피지컬: 100’이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며 자신을 응원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앞서 ‘피지컬: 100’의 최종화가 공개된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결승이 3번 치러져 우승자가 바뀌었다는 루머가 퍼졌다. 이에 제작진은 “이미 결정된 결과를 뒤엎거나 특정 출연자를 유불리 하게 만들기 위한 개입은 결코 하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재경기나 진행 상황 백지화가 없었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