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추진하는 하이브가 본격 여론전에 나섰다. 이달 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개매수가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는 2일 “SM엔터테인먼트 현 경영진이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주주제안 캠페인 페이지를 오픈했다.
하이브는 “현 경영진이 승인한 카카오와의 ‘부당한’ 사업협력계약, 단기에 급성장해야 달성할 수 있는 비현실적인 ‘SM 3.0’ 재무 목표, 여론을 호도하는 감정적인 메시지 전략 등을 끊어내고 경영 전문성과 투명성을 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개별 주주들의 보유한 의결권을 위임할 수 있도록 전자 위임 페이지가 마련됐다.
SM엔터테인먼트 사내이사 후보자인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률책임자(CLO)의 주주제안 설명 영상도 공개했다. 정 CLO는 SM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의 계약에 대해 “회사의 향후 협상력을 약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카카오로부터 받는 것보다 SM이 주는 것이 큰 불공정한 제휴계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를 승인한 현 경영진의 편향성, 불합리성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정 CLO는 “신주인수우선권은 다른 주주의 이익을 희생해서라도 카카오의 지분율만을 보장해주는 독소조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와 사업적 논의를 진행해야 하는 자리에 카카오 임원을 선임하는 등 카카오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항들이 추가돼 있어 을사늑약이라는 조롱까지 받는 실정”이라고 강도를 높였다.
SM3.0 전략에 대해서는 “하이브가 이미 성공적으로 추진한 내용과 유사하다”면서도 “깊은 고민 없이 사업계획을 수립한 것은 아닌지 우려되고, 성급하게 진행할 경우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이 제안한 장철혁 CFO, 김지원 마케팅센터장, 최정민 글로벌비즈니스센터장 등 사내이사 후보들에 대해서도 “자격이 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한편,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둘러싼 현 경영진과 하이브 측은 적극적으로 여론전을 펼치며 명분 쌓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략 변화’를 예고한 카카오도 조만간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국민연금, 컴투스 등 주요 주주 외에도 전체 지분의 70% 수준인 소액주주 의결권이 이번 주총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현 경영진과 하이브는 서로 SM엔터테인먼트를 혁신할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에서 진행 중인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도 ‘명분’은 중점적으로 고려될 전망이다. 법원 결정에 따라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06% 확보를 확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진다. 카카오의 행보도 이에 따라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결정은 6일 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