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공모주 훈풍, 양극화 심해진 결과”
지난해 주춤했던 공모주 열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특히 중소형 공모주들이 약진하고 있는데,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이 400%가 넘는 종목도 나왔다. 다만 대형 공모주 시장은 아직 가늠할 수 없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5일 본지가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 11곳(이전·합병상장 등 제외)을 분석한 결과, 공모가 대비 평균 주가 등락률은 132% 수준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가장 높은 수익을 낸 공모주는 유아용품 생산기업 꿈비다. 3일 전일 대비 1250원(5.06%) 오른 2만5950원에 장을 마감하며 공모가 대비 419%의 상승률을 보였다. 꿈비는 상장 첫날과 이튿날 모두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따상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2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성공했다. 올해 따상상을 기록한 것은 꿈비가 유일하다.
따상상은 성공하지 못했으나 따상으로 마감하거나 장중 터치해 내려온 공모주들도 많다. 오브젠, 미래반도체, 스튜디오미르 등은 첫날 따상을 기록했으며, 삼기이브이, 샌즈랩 등은 장중 따상을 기록하고 하락했다.
가장 낮은 등락률을 나타낸 종목은 1월 상장한 티이엠씨로 공모가 대비 32.85%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한주라이트메탈(34.83%) △바이오인프라(36.66%) △샌즈랩(86.19%) 순으로 높은 등락률을 기록했다.
뜨거운 공모주 분위기에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도 뜨거웠다. 스튜디오미르의 경우 1701.62대 1을 기록했다. 이어 이노진(1603대 1), 미래반도체(1576.56대1), 꿈비(1547.1 대 1) 순이었다.
공모주가 시장을 뛰어넘는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는 배경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과 함께 시장 침체를 의식해 공모가를 하향하면서 투자자들의 부담이 완화되는 점 등이 주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공모가 대비 상장일 시가 수익률은 178.6%, 상장일 종가 수익률은 221.9%로, 2022년 각각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대형 IPO가 부재한 가운데 소형주로만 이뤄낸 성과로 IPO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엔 이르지만, 연초 공모주 시장의 투자심리는 소형주 위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소형 공모주의 이 같은 훈풍이 대형 공모주 시장까지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반응도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고객 예탁금은 증시 반등 주도 섹터 투자를 위한 대기자금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걸출한 대어급 IPO 기업이 등장하기 전까지 IPO 시장으로의 적극적 유입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면서 “전반적인 시장의 회복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