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선임계 없이 대우산업개발과 회장 동시 변호한 변호사들 징계 요청

입력 2023-03-0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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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사진 제공 = 공수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수사3부(송창진 부장검사)가 7일 ‘경찰 고위 간부 금품수수 사건’과 관련해 대우산업개발을 자문하는 것으로 보이는 A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을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 신청했다.

공수처는 앞서 대우산업개발과 이상영 회장 등 주요 피의자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이 변호사들이 변호인 선임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압수수색 절차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변호사법 제29조의2(변호인 선임서 등의 미제출 변호 금지) 등 위반 여지가 있다.

또한 대우산업개발이라는 법인을 자문하는 A 법무법인이 업무상 배임 등 개인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 회장과 임직원 등을 변론하면 대우산업개발 이익이 침해되는 등 이해충돌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변호사들은 대우산업개발을 변론하는 동시에 이 회장의 압수수색 절차에 참여했고 임직원의 변호인으로서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이해충돌 행위를 했다고 공수처는 보고 있다. 변호사윤리장전 제22조1항5호(수임제한)와 변호사법 제24조1항(품위유지의무 등)은 이같은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통상 변호인 선임계는 압수수색 당일, 늦어도 다음날에 수사기관에 제출한다. 그런데 이날 오전 기준 A 법무법인 변호사들은 대우산업개발 임직원 의견서를 제출하며 선임계를 냈으나, 그 외에 대우산업개발 법인 압수수색에 참관하며 대우산업개발과 이 회장의 변호인으로 선임됐다는 선임계는 내지 않았다고 한다.

만약 선임되지도 않은 변호사들이 압수수색 절차에 참여했다면 그 자체로 문제가 되고, 대우산업개발 법인을 자문하는 A 법무법인 변호사들이 임직원들을 선임하는 선임계를 제출하면 이해충돌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공수처는 “변호사법 및 변호사윤리장전 위반으로 수사절차가 지연되고 수사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대한변협의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로비. (뉴시스)

이 회장은 지난해 강원경찰청에서 근무하던 김모 경무관에게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서 진행 중인 수사를 무마해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3억 원을 건네기로 약속하고 1억2000만 원의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는 김 경무관이 금융범죄수사대 관계자에게 수사 무마를 청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달 21일과 22일 서울지방경찰청과 대우산업개발 사무실, 사건 관련자들의 주거지 등 약 10여 곳에 검사와 수사관 약 40여 명을 보내 1차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후 사건 관계자들의 증거 인멸 시도 정황이 포착돼 이달 2일 김 경무관의 자택 등에 대해 2차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공수처는 이렇게 압수한 압수물을 통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김 경무관과 금융범죄수사대 관계자는 포렌식 작업에 잘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거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공수처에서 인지한 동시에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진정사건으로 접수된 것이다. 공수처는 이 사건에 대해 ‘이첩요청권’을 행사해 이달 3일 넘겨받아 수사3부에서 수사 중이던 동일한 사건과 병합했다. 이번 이첩요청권 행사는 공수처 설립 이후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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