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팬 절반이 굿즈(팬덤 상품) 수집 목적으로 음반을 구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2년 내 발매된 주요 K팝 음반(50종)을 조사한 결과, 다양한 굿즈가 포함되어 있으며 대다수는 랜덤 포토카드를 제공하고 있었다고 7일 밝혔다.
특히 K팝 팬덤 활동 소비자의 52.7%가 굿즈 수집을 목적으로 음반을 구매한 적이 있고, CD로 음악 감상을 하는 소비자는 5.7%에 불과해 폐기되는 음반으로 인한 환경오염 우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만 유형별로는 ‘제품 배송지연·미배송’이 22.1%(200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품질불량·제품하자’ 18.6%(168건), ‘환불·교환지연’ 15.6%(141건) 등의 순이었다. 품목별로는 ‘포토카드·포스터’ 23.0%(208건), ‘음반·DVD’ 13.7%(124건) 등이 많았다.
유료 K팝 팬덤 활동 경험이 있는 소비자(500명) 설문 결과, ‘음반(77.8%)’, ‘포토카드(55.6%)’, ‘응원도구(43.4%)’ 등의 상품을 평균 연 4.7회 구매했으며, 연령별로는 ‘10대(6.3회)’, ‘20대(5.8회)’, ‘30대(4.5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평균 구매금액은 ‘5만 원 초과 ~ 10만 원 이하’가 27.6%로 다수였으나 100만 원 이상 지출했다는 응답도 2.8%였다. 이 밖에 팬덤 마케팅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는 ‘지나친 배송지연(29.0%)’, ‘불합리적 가격책정(20.6%)’, ‘굿즈의 랜덤 지급 방식(15.2%)’ 등을 꼽았다.
음반을 구매하는 이유로는 ‘음반 수집(75.9%)’이 가장 많았지만, ‘굿즈 수집(52.7%)’, ‘이벤트 응모(25.4%)’라고 응답한 소비자도 상당수였다. 특히, 랜덤 굿즈를 얻기 위해 음반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194명)는 동일 음반을 평균 4.1개 구매했는데, 가장 많게는 90개까지 구매한 경우도 있었다. 또한 이벤트 응모를 목적으로 구매한 소비자(102명)는 평균 6.7개를 구매했고, 최대 80개를 구매하기도 했다.
음악 감상 방법은 83.8%가 주로 ‘음원·동영상 스트리밍’이라고 응답했고 ‘CD’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5.7%에 불과했다.
한편, 과도한 양의 음반 구매 행위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비율은 67.8%였다. 음반과 연계한 팬덤 마케팅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판매량이 높은 음반 50종을 확인한 결과, 음반은 세부 사양에 따라 총 128개 상품으로 발매됐고, 한 음반당 세부 사양은 평균 2.6개였다.
일반적으로 K팝 음반은 포토카드, 포스터 등 다양한 굿즈를 포함해 구성된다. 이번 조사대상 음반(128개 상품)은 1개 음반당 평균 7.8개 굿즈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 중 랜덤으로 제공되는 굿즈는 평균 2.9개였으며 전체 굿즈 대비 랜덤 굿즈의 비중은 약 37%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토카드’는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대표적 팬덤 상품으로 조사대상 음반 대부분(96.9%)이 랜덤 포토카드를 포함하고 있었다. 가장 많은 종류의 포토카드가 있는 음반의 경우 총 78종을 제공하는데, 1개 음반에 랜덤으로 6종이 들어있어 모든 종류의 포토카드를 수집하려면 최소 13장의 음반을 구매해야 하는 셈이다.
소비자원 측은 “현재 팬덤 시장에서 굿즈는 부가상품이 아니라 상품을 구매하는 주요 목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 “굿즈 수집을 위해 불필요한 CD를 다량 구매 후 폐기하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형태의 음반 발매 확대, 굿즈의 별도 판매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