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폭스바겐 약 71억 달러 투자
현대차그룹 50억 달러 투자공언
혼다와 닛산도 美 전기차 투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 미국에 진출한 비(非)미국계 완성차 업계의 투자가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 규모는 독일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2위 수준이다.
7일 미국 미시간 자동차연구센터(CAR)와 자동차산업협회(KAMA) 등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기준) 발표된 미국 내 자동차 산업 신규공장 투자 예정 금액이 총 330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CAR는 “미국이 지난해 시행한 IRA를 통해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 공장에 대규모 지원책을 제시한 것이 주요 투자 촉진이 요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비(非)미국계 제조사의 현지투자에는 자동차 조립공장은 물론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공장 건설이 포함돼 있다.
발표치를 기준으로 투자 규모 1위는 독일 폭스바겐그룹이다. 2030년까지 북미에 71억 달러(약 9조2000억 원)를 쏟아붓는다. 미국에서 전기차와 배터리는 물론, 전기차 부품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뒤이어 현대차그룹이 2025년까지 로보틱스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50억 달러(약 6조3000억 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이 투자전략 기간을 2030년으로 설정한 만큼, 현대차가 2030년까지 투자를 이어나간다면 폭스바겐을 턱밑까지 추격할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단순 생산설비 확대를 넘어서 로보틱스와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까지 미국 현지 기업과 협업을 공언한 만큼, 다양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독일 BMW 역시 17억 달러(약 2조2000억 원)를 투자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전기차를 직접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일본 혼다가 7억 달러(약 9100억 원), 닛산이 2억5000만 달러(약 3300억 원)를 투자한다. 투자 대상이 생산설비에 국한됐느냐, 나아가 미래 기술 확보까지 확대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는 독일 폭스바겐과 한국의 현대차그룹이 대대적인 투자를 앞세워 미국 현지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전기차를 포함해 불확실성이 큰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미국 IRA 시행 이후 글로벌 경쟁사의 현지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