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단체 추천 몫 3명 전문가단체로
국민연금이 상장주식에 대한 책임투자를 검토하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자산운용 등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가입자 단체 추천 인사만 위촉할 수 있었던 수책위에 다양한 전문가들을 확보해 참여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7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3년도 제1차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수책위 구성 변경을 위한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운영규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기금운용위는 이번 안을 통해 수책위 위원 총 9명(상근 3명·비상근 6명) 중 비상근 위원 3명을 금융투자 전문가 단체로부터 추천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근로자·사용자·지역가입자단체에서 각 3명씩 총 9명을 모두 가입자 단체로부터 추천 받는 사람으로만 위촉할 수 있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수탁위에 주로 회계사와 법률가 분들이 많은데, 다양성 부분에서 구멍이 있는 것 같아 재무학계나 증권업계, ESG 학회 등에서 추천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책위가 “현행 수책위는 가입자 단체 추천을 받은 사람만 위촉할 수 있어, 위원 9명 중 6명이 법률가·회계사로 구성 되는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자산운용, ESG 책임투자 등 분야의 전문가들을 폭넓게 위촉,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의 과정에서 한국노동자총연합회와 민주노총노동자조합연맹 소속 등 노동계 위원들이 각 단체의 추천으로 선발되는 인원이 줄어드는 데 대해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기금운용위는 수탁자책임활동 지침 개정(안) 일부도 의결했다. 기업과의 대화 대상 기업 선정 시 고려 기준인 ‘중점관리사안’에 기후변화와 산업안전을 추가하는 안이 포함됐고, 차등의결권 행사 기준을 신설하는 안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뤄졌다.
다만 주주대표소송 결정 주체를 수책위로 일원화하는 안건 등은 위원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번 개정에 포함되지 못했다. 대표소송은 현행대로 기금운용본부가 행사하고 예외적인 사안에 한해 수책위가 결정한다.
국민연금기금 2022년도 결산 결과 기금 순 자산은 890조4000억 원(지난해 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적립금인 948.7조 원과 대비해 약 58조 원이 감소했다.
증감내역을 보면 보험료 수입(55조9000억 원)에서 급여를 지급(34조 원)한 후 적립된 금액 21조9000억 원과 당해연도 자산운용결과 26조4000억 원이 증가했다. 투자자산의 평가이익에서는 106조6000억 원이 감소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작년은 투자환경이 악화되면서 기금 적립금이 감소했고, 올해 들어 수익률이 다소 회복되고 있지만 미래 세대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금수익률 제고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