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사모펀드(PE)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반면 대형 PE들은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약정액)가 남아있는 상황으로 주주가치를 창출할만한 적절한 밸류의 매물이라면 언제든지 뛰어들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딜로이트안진 곽현주 재무자문본부 딜6 그룹장은 올해 주목할만한 M&A 유형으로 △사모펀드 바이아웃 △회생 M&A △크로스보더 M&A 등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딜로이트안진이 국내 대기업과 대형 PE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신설한 6그룹장을 맡고 있다. 곽 그룹장은 1999년 딜로이트안진에 입사해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JP모간, 바클레이스, 아든파트너스 등을 거쳤다. 6그룹에선 국내 대기업과 대형 PE들의 투자 사이클 전반의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곽 그룹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지난 2년간 정부가 금융기관에 대해서 대출 만기 연장 정책을 펴다 보니 회생 M&A가 잠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자보상배율을 보면 감독 당국 입장에서도 언제까지 억제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자연스럽게 회생 M&A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또한 그는 크로스보더 M&A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곽 그룹장은 “지난해 환율이 오른 데다 자금 흐름 상황까지 악화하면서 중단·보류 건이 많았지만 이후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진 기업들이 해외에 생산 거점을 두기 위한 크로스보더 M&A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딜로이트안진에서는 올해 크로스보더 M&A에 더욱 집중한다는 목표다. 2010년 이후 아시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어 인력이 줄어든 외국계 IB들보다 자문 경쟁력에서 크게 우위에 설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곽 그룹장은 “딜로이트 안진은 외국계 IB 시니어분들까지 영입해 인적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면서 “특히 중소·중견 그룹 네트워크를 확대 중인데, 이는 상반기에 가시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소·중견의 경우 기존처럼 원포인트로 특정 딜을 자문하는 것뿐만 아닌 컨설팅·자문 등 전반적 성장 전략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올해 M&A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섹터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2차전지, 반도체, 소프트웨어·IT 등을 꼽았다.
곽 그룹장은 “2차전지 관련 산업 전반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은 활발하게 M&A가 있을 것”이라면서 “추가로 생산 거점이나 소재·부품 회사를 인수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는 수요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의 경우 올해 경기침체 때문에 영업현금흐름으로 자본적지출(CAPEX)을 채우기 어렵다”면서 “업종 특성상 자본적지출은 계속되기 때문에 이를 위한 투자유치가 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과거 2~3년 동안 영업현금흐름도 창출하지 못하는 회사들이 이에 맞지 않는 밸류에이션으로 투자받은 회사가 많다”면서 “투자자와 대주주 입장에서는 늦어도 올 하반기엔 매각 고려의 시간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곽현주 재무자문본부 딜6 그룹장은 일각에서 나오는 ‘역대급 바겐세일’이라는 의견엔 일부 동의하지만, 거래 건수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곽 그룹장은 “아직 매수·매도자 간 가격 차이가 있고 하반기에 추진하더라도 올해 안에 계약서에 사인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매도자 입장에선 현금이 남아있다면 버틸 가능성도 있어 올해까지는 활발한 거래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다만 좋은 기회는 맞는 것 같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