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사실상 빅스텝에 나설 것을 시사하는 등 매파적인 발언 영향으로 8일 오전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45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17원 오른 달러당 1316.40에 거래 중이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7.8원 오른 1317.2원에 출발한 뒤 1310원대 중후반을 오가고 있다.
7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경제 지표들은 예상보다 더 강했다. 이는 최종금리 수준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연준이 21~22일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애초 예상됐던 0.25%포인트(p)보다 더 큰 폭인 빅스텝(0.5%p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느려지고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긴축 강도가 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많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빅스텝 확률은 67.5%로 전날 31.4%의 두 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또 파월 의장이 “최종적인 금리도 지난 12월보다 높을 수 있다”고 밝히자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도 5.5∼5.75%로 올라갔다. 2월 초까지만 해도 최종금리가 4.9%에 그칠 것으로 기대하던 시장은 이제 6% 금리 가능성까지 두려워하고 있다.
이처럼 연준의 긴축 강화 우려가 부상하며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됐고,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원ㆍ달러 환율은 연준 긴축 우려 발작으로 인한 글로벌 강달러, 리스크 오프를 반영해 1320원 저항 확인을 예상한다"며 "파월 의장은 점도표 상향, 금리인상 속도 확대 가능성을 어필하면서 주식, 채권, 외환시장에 충격을 유발했다"고 밝혔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파월 발언으로 연준 긴축 우려가 확산하고, 미국 단기금리 상승과 함께 달러도 강세폭을 확대했다"며 "달러 강세와 대외 불확실성에 원ㆍ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이 우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