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재계 등에 따르면 최근 고(故) 구본무 회장의 아내이자 구 회장의 어머니인 김영식 여서와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는 상속 재산 분할을 다시 하자며 서울서부지법에 상속회복청구를 했다.
재계는 LG그룹이 1947년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경영권 분쟁에 휩싸일지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LG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을 가풍으로 지켜왔다.
고 구인회 창업회장이 1947년 락희화학공업(현 LG화학)을 설립한 후 지난 75년 동안 LG가의 경영권 분쟁은 없었다. 구 창업회장의 동생인 태회·평회·두회 형제 일가가 이끈 계열사의 LS그룹, 동업 관계였던 허 씨 일가의 GS그룹 분리도 잡음없이 이뤄졌다. 그동안 재계에서 '아름다운 계열 분리'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LG그룹이 자주 언급됐다.
구 창업회장의 아들 고 구자경 명예회장이 장남인 고 구본무 선대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겼을 때도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형제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 구자두 LB베스트먼트 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구광모 회장 취임 당시 구 선대회장의 둘째 동생이자 (주)LG의 2대 주주였던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은 고문으로 물러난 후 상사 부문 등을 계열 분리해 LX그룹을 세웠다.
구 회장은 구 선대회장의 양자다. 구 회장의 친부는 구 선대회장의 첫째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다.
현재 구 회장이 가진 ㈜LG 지분은 구 선대회장이 남긴 11.28% 중 상속받은 8.76%를 합친 15.95%다. 만약 상속회복청구 소송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면 구 회장의 지분율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법정 상속 비율은 배우자가 1.5, 나머지 자녀가 각각 1.0이다.
LG 측은 "구 회장이 그동안 가족과 가문의 화합을 위해 최대한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려 노력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LG가의 전통을 생각했을 때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지배구조가 흔들린다는 불안감이 더 퍼지기 전에 조속히 사태가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