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태양광 설비 이격거리 규제 없어지나…난개발 우려 커져

입력 2023-03-1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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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 표준안 이어 철폐 개정안도 발의…"지역 특성·환경 영향 고려해야"

▲농지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시설. (연합뉴스)

정부가 태양광 설비 규제를 완화한 데 이어 정치권에서 이격거리를 없애자는 법안이 나오면서 관련 시설이 주로 들어서는 농촌의 난개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안이 마련될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규제 조례도 무력화될 수 있어 농업 현장에서는 반발이 거셀 전망이다.

최근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태양광 설비의 주거지역 이격거리를 철폐하고, 필요한 경우 10m의 이격거리를 설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격거리는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태양광 설비 등 위험물이 주택·도로 등에서 떨어져야 한다는 기준이다. 이격거리 규제가 완화되면 가장 영향이 발생할 곳은 농촌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에 새로 설치한 태양광 시설 가운데 89%가 농촌지역에 설치됐다. 앞으로 태양광 시설이 가장 많이 들어설 곳도 농촌이라는 것이다.

이에 지자체는 각 지역별로 태양광 이격거리를 설정해 무분별한 설치를 제한하고 있다. 전국 228개 지자체 중 이격거리를 설정한 곳은 지난해 11월 기준 129곳이다. 이 중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하면 전체의 약 95%가 이격거리 규제를 시행 중이다. 또 지자체의 이격거리 규제는 대부분 300m 이상을 설정해두고 있다.

하지만 개정안이 마련되면 법률보다 하위법인 지자체의 조례는 효력을 잃게 된다. 현행법상 지자체장이 태양광 설비의 개발허가 권한을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이격거리와 설비 증가를 조절할 수 있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격거리 규제는 적용받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태양광과 풍력 설비의 이격거리 설정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정부 관계자는 "이격거리 규제는 설치 주변 지역의 특성이나 환경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충분한 이격거리를 설정할 수 없으면 사회적 갈등 발생은 물론 환경권 침해도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태양광 설비 설치 규제는 앞서 정부에서도 완화의 움직임을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월 발표한 태양광 설비의 이격거리 가이드라인에서 적정 이격거리를 주거지역 100m로 설정했다. 태양광 시설에 따른 전자파와 빛 반사, 소음 피해가 유해성 연구 등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손용권 농어촌파괴형 풍력 태양광 반대 전국연대회의 준비위원장은 "태양광 설비가 들어선 부지 근처에만 가도 상당한 소음이 발생한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며 "태양광 설비가 노후화됐을 때 어떤 유해성 문제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주변 지역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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