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기조로 히트펌프 시장 성장 가속화
“새 먹거리 잡아라”…유럽ㆍ북미서 경쟁 본격 시작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친환경 기조에 맞춰 냉난방 공조 솔루션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 특히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탄소 배출을 줄이는 ‘히트펌프’가 가전업계 새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7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규모 냉난방 공조 전시회 ‘ISH 2023’에 동시 참가한다.
ISH 2023은 격년으로 개최되는 냉난방 공조시스템 전시회다. 이번 전시에서 양사는 동일하게 약 489㎡(약 150평)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하며 맞붙었다. ISH가 열리는 유럽은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자는 ‘리파워EU’ 계획을 지난해 선언하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모두 차세대 친환경 냉매를 적용한 히트펌프 신제품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EHS Mono R290’을 첫 공개 한다. 이 제품은 삼성 히트펌프 중 처음으로 자연냉매인 ‘R290’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R290은 오존층 파괴지수(ODP)가 0, 지구온난화지수(GWP)가 3으로 기존 R32 냉매 대비 훨씬 환경친화적이다. LG전자 역시 같은 친환경 냉매를 적용한 실내외기 일체형 히트펌프 신제품 ‘써마브이 R290 모노블럭’을 공개한다.
이들 기업이 공조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는 전 세계적 친환경 기조로 관련 업계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히트펌프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사용하는 고효율 공조제품으로 친환경적이고, 연료비를 대폭 줄일 수 있어 유럽 등 선진국에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유럽 히트펌프협회(EHPA)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시장 내 히트펌프의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EHPA는 2030년까지 순환수식 히트펌프가 유럽연합 내에 누적으로 총 3000만 대 이상 보급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설치율이 가장 높은 프랑스를 포함해 유럽국가들 3분의 2 이상에서 히트펌프 매출이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중단 등으로 인한 가스비 급등,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추진이 이어지면서 히트펌프의 보급은 추후에도 확대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히트펌프 시장에서 한 해 판매량이 2021년 200만 대에서 2030년 7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양사는 유럽뿐 아니라 북미에서도 공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도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인 ‘AHR 엑스포 2023’에도 동시 참가했다. 양사는 이 전시회에서도 고효율 공조솔루션을 대거 선보이면서 기술력을 뽐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이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어서 히트펌프 설치 대수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양사가 신제품에 적용한 R290 냉매는 제품을 폐기할 때뿐 아니라 사용하는 중에도 탄소 배출량을 줄여줘 환경친화적인 기술로 인정받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