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 상정…소액주주와 경영권 다툼도
제약바이오업계가 정기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2년 만에 이사회에 복귀하고, 현 경영진 재선임 등 관전 포인트가 다양하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대다수가 임기가 만료되는 대표이사들의 재선임을 안건으로 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7일 주총에서 존림 대표를 사내이사 재선임한다. 존림 대표는 2020년 12월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 3조 원을 넘기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최초 ‘3조 클럽’에 가입했다.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의 경영 복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달 3일 셀트리온홀딩스를 비롯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를 열고 각 사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자로 추천하는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오는 28일 주총에서 안건으로 오른다. 또 주총에선 기우성 대표의 재선임 안건도 의결한다. 기 대표는 셀트리온이 2015년 오너 대표이사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며 첫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이끌어 왔다.
서 명예회장의 복귀는 2021년 셀트리온 이사회에서 물러난 지 2년 만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당초 예상보다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고, 전략제품 승인과 출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계열사 합병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 서 명예회장의 빠른 판단과 의사 결정이 필요해 일시 경영 복귀를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수 CEO인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 임기 연장도 주목된다. 성 대표가 24일 열리는 주총에서 3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 누적 21년의 대표 임기를 보장받개 된다. 2005년 제일약품 대표에 오른 성 대표는 올해까지 18년간 6연임에 성공했다. 성 대표는 연구개발(R&D)과 파이프라인 확보 등을 통해 업계 매출 10위권 회사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진제약은 오너 2세가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다. 주총에서 공동창업주 조의환, 최승주 회장의 자녀인 조규석, 최지현 부사장에 대한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이 다뤄진다. 한미약품은 정기 주총을 통해 대규모 경영진 개편을 예고했다. 박재현 제조본부장, 서귀현 R&D센터장, 박명희 국내사업본부장은 사내이사로, 윤영각 파빌리온자산운용 대표, 윤도흠 성광의료재단 의료원장,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의결된다.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도 관계사인 바이오노트 이사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바이오노트는 29일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을 의결한다. 바이오노트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조 회장은 안건이 의결되면 2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게 된다.
소액 주주와 경영진 간 경영권 분쟁이 예고된 주총도 있다. 헬릭스미스는 15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김훈식·박재석·최동규 등 3명의 사내이사 해임을 추진한다. 올해 1월 임시주총에서 헬릭스미스와 소액주주 간 지분 차이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임시주총에서도 어느 한쪽이 압도적으로 우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신영섭 JW중외제약 대표이사, 서진식 일동제약 사장, 백진기 한독 대표이사, 백승호 대원제약 대표이사 회장과 백승열 대원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재선임 안건 등이 올해 각 회사별 주총에 상정됐다.
올해 제약바이오업계 주주총회는 15일 헬릭스미스를 시작으로 17일 삼성바이오로직스, 21일 보령·경보제약·유나이티드제약, 22일 종근당·종근당홀딩스, 23일 영진약품·유한양행·동화약품, 24일 일동제약·광동제약·삼진제약·대원제약·한독 등이 예정돼 있다.
이어 27일 SK바이오사이언스, 28일 동아에스티·부광약품·셀트리온 29일 한미약품·대웅제약·JW중외제약·녹십자·바이오노트 30일 하나제약, 31일 신풍제약·이연제약의 주총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