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돈 찍어내기·가뭄 영향 겹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식료품점 앞을 손님이 지나가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이터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은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102.5% 상승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물가상승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시달렸던 1991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물가상승률은 무려 3000%대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월 아르헨티나 물가는 전월보다 6.6% 오르며 시장 전망치인 6%를 뛰어넘었다. 식품 가격이 10% 가까이 오르면서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아르헨티나 식생활의 필수품이자 국가 대표 생산품인 소고기 가격은 지난달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수도권에서만 35%나 치솟았다.
이에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이미 세 자릿수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짐바브웨, 레바논, 베네수엘라, 시리아 등과 함께 살인적인 물가를 기록 중인 나라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아르헨티나 CPI 상승률. 단위 %. ※전년 대비 기준. 점선은 1992~2022년 평균. 회색 막대 그래프는 전망치. 출처 블룸버그
물가는 올해 대선의 ‘뜨거운 감자’이기도 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체결한 440억 달러(약 57조3400억 원)의 새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지속하려면 아르헨티나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한 더 강력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대응책 효과에는 회의적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