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창원간첩단’ 4명 구속기소..."'윤석열 퇴진 투쟁하라' 北지령 받고 활동"

입력 2023-03-15 16:23수정 2023-03-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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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2022.05.02. xconfind@newsis.com (뉴시스)

검찰이 ‘창원간첩단’으로 불리는 이적단체 ‘자통민중전위’ 조직원들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들이 북한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 투쟁’ 전개를 지시 받고 활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15일 북한의 대남적화통일 노선을 추종하며 북한으로부터 공작금을 받고 국내 정세를 수집해 북한에 보고해 국가보안법위반죄와 범죄단체활동죄 혐의를 받는 조직원 4명을 구속기소했다. 이번 기소는 수사의 중간 단계로 수사팀은 추가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국정원과 경찰은 지난해 11월 피고인 4명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고 올해 1~2월 이들을 체포,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당초 검찰로 송치된 피의자는 총 5명이었으나 일단 4명에 대해서만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1명은 수사 중이다.

검찰 수사 내용에 따르면 이 조직은 김일성과 김정일 주의,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삼고 김정은의 영도로 북한의 대남혁명전략 온수를 목표로 비밀리에 활동했다. 또한 북한 대남공작사업 총괄 기구인 ‘문화교류국’과 연계해 지령을 수수하고 이행 결과를 북한에 보고했다. 사기업 또는 재단법인 형태로 위장한 조직체계로 ‘이사회’를 구성했고 이를 기반으로 조직의 전국화를 시도했다.

▲전국화를 위해 '이사회'를 구성한 자통민중전위 (서울중앙지검 제공)

조직원들은 2016년부터 수년에 걸쳐 캄보디아와 베트남에서 북한 공작원들과 접선해 김정은 충성결의문을 제출하거나 공작금 7000달러를 수수했다. 이들이 북한과 통신하고 지령을 받는 과정에서 지시문을 암호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스테가노그라피’를 이용했다.

또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북한의 지령을 받고 우리나라 사회, 정치 전반에 걸쳐 갈등을 조장하고 변화를 시도했다. 검찰에 따르면 북한은 2021년 4월 ‘윤석열 후보 대망론’에 대한 대응을 자통민중전위에 내렸다. 지난해 10월 자통민중전위는 대통령 지지율 등락에 대한 것을 북한에 보고했고, 북한은 11월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기화로 ‘제2 촛불국민대항쟁’ 등 대통령 퇴진 요구 투쟁을 전개하라고 지시했다.

정부의 노동정책에 반대하는 민주노총의 노동자대회가 개최되자 이들은 반정부 투쟁을 전개하고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정권 퇴진 운동을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의 활동 결과와 범행 사실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쟁‧운동 등 활동 성공 여부는 혐의 구성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북한의 지령을 받고 이에 따라 활동을 하는 것을 처벌하는 것이지 기타 일반 사건들처럼 성공 여부를 따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하고 7000달러를 받아서 수수하는 것을 처벌한다”고 말했다.

▲자통민중전위와 북한의 통신에 사용된 '스테가노그라피' 프로그램 (서울중앙지검 제공)

이들은 유튜브와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도 활동했다. 보수 유튜브 채널에 회원으로 위장 가입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댓글을 게시하도록 하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하달받았다.

수사팀 관계자는 “과거 간첩은 기밀을 통지하는 형태가 많았는데 사회가 SNS와 유튜브 전달로 발전하다보니 이 분위기에 맞춰서 활동 형태도 달라진 것을 파악했다”며 “20~30대가 임금인상 등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기본적인 의식을 바꾸기보다는 등록금 문제 등 현실적인 내용에 접근해야 한다는 지령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기소된 4명은 그간 검찰 조사를 거부해왔다. 수사팀 관계자는 “9번 정도 출석조사를 요청했고 그 중 3번은 변호인의 일정으로 어렵게 됐고 3번은 피의자들이 거부했고 3번은 수사관을 보내 동행하게하려 했으나 이것도 거부했다”며 “피의자들 조사 없이도 충분히 사실 입증이 가능하다고 판단돼서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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