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시즌 초반 흥행에 유통업계도 반사익을 거두며 웃음꽃이 피고 있다.
1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K리그1은 개막 라운드 최다 관중을 불러 모으며 흥행 돌풍이 이어지고 잇다. 지난달 25~26일까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라운드 6경기에 10만1632명의 관중이 몰리며,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개막 라운드 최다 관중 신기록을 썼다.
이날 기준 12개 팀이 18경기만 치른 1~2라운드 누계 기준 총 21만8861명, 평균 1만2158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2라운드 최종까지 3경기가 남았지만, 기존 1~2라운드 기존 최다 관중을 기록했던 2017년 16만4434명은 이미 뛰어넘었다.
K리그는 2017년까지 유·무료 관중을 합쳐 집계했지만, 이듬해부터는 유료관중만 집계한다는 점에서 치솟는 K리그 인기를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이달 19일 열리는 대구FC와 전북현대와 리그 4라운드 경기는 이달 13일 일찌감치 매진되기도 했다.
K리그 흥행에 유통업계도 반사익을 얻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인천 축구 전용 경기장 등 전국 10여개 축구 경기장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CU(씨유)의 경기장 내 편의점 상품 매출은 최대 10배 넘게 늘었다.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커피와 생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4.9%, 238.6% 올랐고, 맥주 매출은 무려 578.1% 뛰었다. 안줏거리인 마른안주 매출은 무려 1331.1% 치솟았고, 스낵(524.6%)과 소시지 등 육가공류(362.0%)도 잘 팔렸다.
서울월드컵경기장 등 축구 경기장에 입점됐거나, 인근 GS25 50여개 점포의 매출은 K리그 경기가 열린 날 최대 21배까지 치솟는 등 K리그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인기 상품은 맥주와 치킨으로 경기가 있는 날의 매출은 없는 날 대비 최대 100배 이상 뛰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김밥 등 간편식, 안주, 스낵, 음료, 초콜릿, 물티슈 등도 매출 특수를 누리며 대규모 물량이 삽시간에 동나고 있다”며 “K리그 경기 때마다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폼도 잘 팔린다. 올해 무신사 플레이어에서 판매한 유니폼 매출의 절반 이상은 국내 프로축구 유니폼이었다. 2월 한달 간 프로축구 유니폼 거래액은 지난달 개막한 2023 K리그의 흥행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약 19배 증가했다. 무신사 플레이어는 △골스튜디오 △아디다스 △프로스펙스 △푸마 등 국내외 스포츠 브랜드에서 출시한 150여 개의 유니폼을 팔고 있다.
인기 구단인 FC서울의 유니폼이 발매된 지난달 10일 무신사 스토어 전체 랭킹 상위권에 올랐고, 2월 FC서울의 유니폼 판매액은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골스튜디오가 발매한 대구FC 유니폼도 지난 시즌 대비 7배 이상 거래액이 신장했고, 강원FC가 플레이어에서 단독 발매한 유니폼은 1차 판매 당일에 전량이 품절됐다. 이달 초 입점한 전북현대는 ‘스페셜 사인 굿즈 래플’ 이벤트에서 4만 명이 넘는 고객이 참여하는 등 흥행을 거뒀다.
이에 유통업계는 축구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크라운제과는 지난달부터 한국 대표 축구 선수 얼굴을 담은 ‘키커 K리그 에디션’을 출시했다. 여기엔 카타르월드컵 16강 신화의 주인공들과 전북현대의 조규성, 김진수 선수와 울산현대 김영권 선수, FC서울의 기성용 선수 얼굴을 오리지널 키커 포장지에 새겼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120만 개 모두 완판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비어케이가 유통하는 맥주 칭따오는 수원삼성블루윙즈의 공식 스폰서로 나섰다. 칭따오는 연말까지 수원삼성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일명 빅버드)에서 홈 경기 진행 시 대형 전광판 광고와 3면 LED 보드, 골대 후면, 일부 좌석 현수막 등에 브랜드 광고를 노출한다. 또한 경기장 내 맥주 독점 판매권도 확보해 마케팅을 강화한다.
풀무원샘물은 울산현대축구단과 10년 연속으로 스폰서십을 체결하고, 올해는 유소년팀으로 후원을 확장해 연간 총 10만 병의 ‘풀무원샘물’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