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금융정책 ‘중간점검’… 금융노조 "조사ㆍ수사로 길들이려는 관치금융 심각"

입력 2023-03-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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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가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공공재' 발언은 은행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명분을 만드는 것으로 관치금융을 위한 프레임 이라고 비판했다. 금융당국이 은행 개혁을 위해 출범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는 '관치금융 TF'라고 평가절하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16일 은행회관에서 2023년 제1차 금융노동포럼 ‘윤석열 정부 2년차, 금융정책을 논하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상훈 금융경제연구소장, 전성인 홍익대 교수,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임동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도조합 사무처장이 참석했다.

'은행=공공재' 발언은 관치금융 선언

박홍배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은행 공공재' 발언에 대해 "은행은 정부가 마음대로 해도 되는 공공재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우선 고려해야 하는 공공성을 지닌 산업"이라며 "정부가 언급한 공공재와 금융노조가 투쟁해온 공정성과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정부가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민간 금융회사들을 마치 정부 소유 은행처럼 다루고 있다"며 "배당 성향에 대해, 성과급과 퇴직금 제도에 엄청난 문제와 도덕적 해이가 있는 듯이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은행들의 금리, 수수료 담합 행위를 조사하겠다며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동원했다"며 "정치와 노조에 이어 은행들까지 조사와 수사로 길들이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득의 대표는 "은행의 공공성 강화를 이야기 할 수는 있지만, 공공재라고 발언한 것은 관치금융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며 "은행의 공공성과 공공재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또 윤 정권이 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통해 관치금융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 NH농협금융지주와 우리금융 등 금융지주 회장 선출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등 인사 개입을 통한 전형적인 관치금융을 하고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금융위는 라임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확정하면서 사실상 손 회장 연임을 반대했다"며 "금융위가 우리금융 회장 후보 선출과정에 공개적이고 간접적으로 개입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3차 제도개선 TF 실무작업반 회의... "관치금융 TF"

은행권 경쟁촉진을 위한 정부의 제도개선 TF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금융당국은 현재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실무작업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일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은행권 경쟁 촉진 및 구조개선 등 과제를 논의한 뒤 오는 6월 말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전일에는 3차 실무작업반 회의에서는 은행 임직원에 대한 성과보수체계와 관련해 개선방향을 논의했다.

전성인 교수는 "금융회사 임원의 성과급 체계에 관한 재검토는 엇나간 대응"이라며 "임원에 대한 성과 보상은 기본적으로 금융회사 임원과 주주 간의 주인-대리인의 문제(principal-agent problem)라면서 이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주주의 판단"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은 직원들의 성과·퇴직금 지급에 대한 논란도 제기했다. 그는 "경영진의 성과급에 대해선 건전성 등 감독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동의하지만, 직원들까지 개입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은 제도화된 이익배분제 합의서에 의한 지급이 대부분이고, 일부 외국계 은행과 퇴직금 누진제가 남아있는 일부의 문제"라고도 했다.

TF에서 추진 중인 은행권 경쟁촉진을 위한 대책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후 부실은행에 대한 구조조정, 은행 간 인수합병 등 금융노동자들의 희생의 과정을 거쳐 정부의 주도 하에 현재의 체제를 이뤘다"며 "은행들의 설립을 허가해 은행 수를 늘린 것은 권위주의 정부 산하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가 파산했다"며 "완전경쟁체제, 스몰라이센스, 종합지급결제업을 언급한 정부 관계자들은 이 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윤 정부가 취임 이후 시장과 자유를 강조했지만, 은행에 대한 간섭과 개입은 도를 넘었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박 위원장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선 실무작업반’이라는 이름의 금융위 TF가 계속 추진된다면 과거에 경험한 관치금융의 폐해를 다시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출금리인하 상생경영 핵심 빠져... 마진율 공개·비교공시 대출금리 인하 해법"

금융당국이 최근 상생 외치며 취약계층 대출금리 인하는 답이 아니고 은행 대출금리 산정체계 투명화가 핵심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금리인상기 은행권이 예대마진 차를 확대하며 구조적으로 이자수익을 늘렸는데,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상생경영을 주문하며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하면서 주요 시중 은행이 금리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출금리 중 가산금리의 리스크프리미엄 유동성프리미엄, 신용프리미엄 이자율을 명시한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마진율 공개 및 비교공시로 은행별 대출이자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중 교육세 같은 법정비용은 수익자(은행) 부담원칙으로 전환해 대출이자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횡재세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은행의 성실 대출이자 납부 소비자나 금융취약계층에게 초과당기순이익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고, 예대마진의 ‘상한선’을 제도화해 은행의 횡재성 수익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금리인상기에 구조적으로 이자수익이 확대되는데 금리가 1% 포인트 이상 급상승하는 해에 급증하는 초과이자 손익(초과손익의 10%)에 대해 횡재세로 징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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