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옵션 행사 시 59.94%까지 확대 가능
증권가에서는 인수ㆍ합병 가능성 제기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낙점한 삼성전자가 지난해 1월에 이어 연이어 지분율을 늘려가면서 인수 가능성까지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레인보우로보틱스 보통주 91만3936주를 주당 3만400원에 장외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보유한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율은 10.22%(194만200주)에서 14.99%(285만4136주)로 늘었다.
매입 금액은 약 278억 원이며, 매도측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인 오준호 최고기술경영자(CTO) 등 6명이다.
또 삼성전자는 이날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콜옵션 조건이 포함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콜옵션 대상 주식 수는 855만439주이며, 옵션행사기간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최대 6년간이다. 삼성전자가 콜옵션을 모두 행사할 경우 보유 주식은 1140만4575주로 늘어 지분율이 59.94%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지분율 확대를 두고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에도 제3자 배정 증자 형태로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0.22%를 확보했다. 당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큰 의미는 없고 주식만 취득한 것으로 생각해달라"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한 부회장은 전날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주주총회’를 통해 “향후 본격화될 로봇 시대에 대한 선제 대응을 강화해나가겠다”며 “다양한 로봇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고객이 실생활에서 로봇을 경험하고 유용함을 체감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로봇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내부적으로 보행보조 로봇 ‘EX1(젬스힙)’의 정식 명칭과 동작 제어 등을 위해 함께 출시할 애플리케이션(앱)의 명칭을 모두 ‘봇핏’으로 정했다. 봇핏의 출시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보유한 협동 로봇을 활용한 삼성 그룹 내 자동화 추진, 양사 기술 협력을 통한 로봇 제품 개발이 등이 주요 투자 동인으로 추정된다"며 "기술 개발에 더해 시장에 잠재된 수요를 발굴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만든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지난 2011년 설립한 회사다. 로봇 기술을 이용한 마운트 시스템을 개발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