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주재 러 대사 "기존 절반인 60일 연장” 주장
세계적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해상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흑해 곡물 협정이 기한 만료일인 18일(현지시간) 가까스로 연장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장관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흑해 곡물 협정의 연장에 합의했다.
협상을 중재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서부 도시 차나칼레를 방문한 자리에서 “흑해 곡물 협정은 오늘 기한이 만료될 예정이었다”며 “양측과의 회담 결과, 우리는 이 협정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유엔도 이날 흑해 곡물 협정이 연장됐다고 밝혔다.
연장 기한에 대해서는 유엔은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연장 기간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장관은 연장 기간이 120일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는 기한 만료일을 맞이했을 경우 당사국의 반대가 없으면 120일간 연장하도록 합의해왔는데,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브리핑에서 재연장 기간은 5월 18일까지 60일간이라고 주장했다. 주장의 근거는 명확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자국산 농산물 수출에 대해 유리한 조건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네벤쟈 대사는 “우크라이나에서 식량 수출을 계속하고 싶다면 2개월 이내 러시아 농산품 관련 제재를 모두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흑해 곡물 협정은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인 우크라이나 3개 항구에서 수출을 재개해 전 세계 식품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 등 식량난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7월 22일 체결됐다.
이 협정은 120일 기한으로 지난해 11월 17일 한 차례 연장됐고, 이날 기한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그동안 해당 협정을 통해 밀과 옥수수 등의 곡물이 총 2500만t 이 수출됐다.
전쟁 전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량의 10%를 차지하는 곡창지대로,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전 세계 밀 가격이 급등했다. 현재 러시아 함대가 있는 흑해에서는 안전을 보장하는 합의 없이 화물선이 우크라이나 항구를 출입할 수 없다. 이에 4자 합의에 근거해 화물선을 통한 무기 밀반입을 막기 위해 흑해 관문인 터키 이스탄불에서 이를 검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