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국토부 등 '토지임대부 활성화' 토론회
반값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로또'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천만 서울시민의 주거 사다리'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공급을 활성화하는 한편 임대 기간 등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20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등과 '토지임대부 활성화'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윤석열 정부 공공주택 브랜드 뉴:홈(나눔형)의 첫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인 고덕강일 3단지 사전 예약 결과를 분석하고 정책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덕강일 3단지는 2010년 강남에 공급된 이후 10여년 만에 공급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다. 최근 청약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3억5500만원의 합리적인 추정 분양가(건물 분양가)로 2만여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40대1, 최고 1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천성희 SH도시경제연구원장은 △부담 가능한 수준에서 자가 실현 지원 △투명한 분양원가 △후분양 제도로 신뢰도 향상 등을 높은 경쟁률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또 2021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잠재수요는 37만1000가구에 이르고 이중 12만 5000가구는 주거비 부담이 가능한 것으로 집계된다고 설명했다.
천 원장은 "합리적 가격의 공공주택 공급을 통한 천만 서울시민의 주거 안정이란 목표 달성을 위해 건물 분양주택 확대와 거래, 임대 기간, 토지임대료, 분양가, 명칭 등 다양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참석자들도 제도개선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이재수 강원대 교수는 "SH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고덕강일 3단지 본청약 이전에 SH 구상안이 모두 제도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임대냐 분양이냐 같은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 주거약자에게 다양한 주거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서민의 주거비 부담 경감과 주거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인 만큼 특정 계층에 '로또'와 같은 혜택이 가서는 안 된다"며 "정체성을 상실하지 않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정흔 경실련 위원장은 "사용 가치를 누리게 하고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주택 품질에 적절한 부담과 지속 가능한 설계, 한정된 자원의 합리적 배분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이 투기 수단으로 작동하던 구시대의 질서를 전환하는 새로운 제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회 좌장으로 나선 반영운 충북대 교수는 "토지 수용은 농민들의 피눈물이 함께 한다"며 "LH의 280만호 공급 계획 절반 이상을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공급하고 토지를 비축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국토부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투기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며 다양한 의견이 정책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현재 이종배 의원이 대표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의 법제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고덕강일 3단지 사전 예약 결과를 토대로 제도의 미비점은 없는지 세밀히 검토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제도화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