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작년 4분기 영업익 69.1% 감소…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급감'

국내 대기업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한파'에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반면 친환경차·SUV 등의 인기 덕에 현대자동차, 기아 등의 영업이익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17일까지 실적 확인이 가능한 262곳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을 조사한 결과 전체 영업이익은 12조9871억 원으로 전년 동기(41조9703억 원) 대비 69.1%(28조9832억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62조4211억 원으로 전년 동기(595조4197억원) 대비 11.3%(67조14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기업들은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이 50조 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됐다. 지난해 3분기 262개사의 영업이익은 34조4697억 원으로 전년 동기(52조4105억 원) 대비 34.2% 줄었다. 4분기에 영업이익 감소 폭이 더 커져 12조 원대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업종별로는 전체 19개 업종 중 13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해 국내 수출 산업을 주도해온 IT전기전자 업종의 실적 하락이 두드러졌다. IT전기전자 업종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조368억 원으로 2021년 4분기(20조8516억 원) 대비 무려 85.4%(17조8148억 원) 급감했다. CEO스코어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국내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를 비롯해 가전, 휴대폰 등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자동차·부품 업종의 영업이익은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 자동차·부품의 영업이익은 7조5169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4277억 원)보다 119.3%(4조892억 원) 늘었다.

조선·기계·설비 업종은 7895억 원 영업손실에서 3748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CEO스코어는 "조선 업계의 수주 호황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개선에 주효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별로는 ‘반도체 한파’로 인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줄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061억 원으로 2021년 4분기(13조8667억 원) 대비  68.9%(9조5606억원) 줄었다.

SK하이닉스는 두 번째로 실적 감소폭이 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1조898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1년 4분기 영업이익은 4조2195억 원이었다.

이어 △한전(6조906억 원↓) △포스코홀딩스(2조7937억 원↓) △HMM(1조4336억 원↓) △LG디스플레이(1조3533억 원↓) △현대제철(1조481억 원↓) 등이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조3592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5297억 원)보다 119.6%(1조8295억 원) 증가했다. 기아의 영업이익은 2021년 4분기 1조1751억 원에서 지난해 4분기 2조6243억 원으로 123.3%(1조4492억 원) 증가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액이 1조 원이 넘는 기업은 현대차와 기아 두 곳 뿐이었다.

1년 새 1000억 원 이상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한국가스공사(7050억 원↑) △현대중공업(5029억 원↑) △삼성생명(4598억 원↑) △삼성물산(3070억 원↑) △삼성SDI(2251억 원↑)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