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주총 개최...진 회장 선임건 통과 '리딩뱅크' 수성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최대 주주주인 국민연금의 선임 반대의견이 있었지만, 이변은 없었다. 진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고객 자긍심’을 내세웠다. 고객중심 가치를 앞세워 ‘리딩금융’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구상이다.
◇진 회장, ‘고객중심가치->고객 자긍심’으로 확장
진 회장은 23일 취임사를 통해 “신한과 함께하는 것이 고객의 자랑이 되는 것이 고객 자긍심”이라며 “창업과 성장의 기반이 된 고객중심의 가치를 고객 자긍심으로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주주총회를 열고 진 회장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진 회장은 이날 고객 자긍심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내놨다.
그는 “사회적 책임을 위해 원칙을 지키며 금융 본연의 역할을 통해 선한 영향력 1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고객과 함께 임직원들을 위한 공약도 밝혔다. 진 회장은 “금융업의 발전과 혁신 주도를 위해 혁신의 DNA로 금융업 이상의 금융을 개척하겠다”면서 “임직원 모두의 꿈과 행복을 위해 임직원의 자부심이 되는, 신명나는 일터, 사랑하는 신한을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진 회장이 ‘고객 중심 경영’을 고객 자긍심으로 확대한 이유는 사모펀드 사태등 잇달아 발생한 금융권 사고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고객 최우선’ 경영을 통해 리딩뱅크를 수성하겠다는 각오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4조6423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KB금융지주를 제치고 3년 만에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진 회장이 고객을 최우선으로 내놓은 이유는 현재 금융시장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복합 위기 상황 속 리스크 관리를 통한 내실 경영에 주력하는 동시에 새 먹거리 발굴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특히 라임 등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로 실추된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체계와 소비자보호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라임펀드 사태 후 수익 악영향, 비이자이익 확대가 관건
신한금융은 지난 2년여간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로 홍역을 치뤘다. 이로 인해 피해보상 여파로 수익에 악영향이 있었다.
올해는 증가하는 가계·기업 대출 연체율 관리가 핵심 과제다. 미국 은행 파산 사태가 겹쳐 당국이 강화된 충당금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각 금융 계열사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 관리 수위를 강화해 위험을 조기 감지하는 것도 더욱 중요해졌다.
그룹 전반 비이자수익 부문을 강화해 은행 이자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더욱 안정적인 그룹 포트폴리오 기반을 다지는 것도 요구된다.
신한금융 작년 연간 비이자이익은 2조5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0.4% 감소한 반면에 이자이익은 10조6757억원으로 17.9% 증가했다.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서 유가증권 수익이 줄고 자본시장이 악화해 관련 수수료가 줄어든 것이 비이자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었다.
한편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진 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라임펀드 불완전 판매 책임을 들어 반대표를 냈지만, 무난하게 통과했다.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기관주주서비스)가 최근 진 내정자 선임에 찬성한 데다가 그룹 내 영향력이 큰 재일교포 주주들도 진 내정자에 지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이번 주총을 앞두고 120페이지 분량의 주주총회 안건설명 자료를 내놨는데 이 중 10분의 1 이상을 ‘라임펀드 관련 사항’에 할애하며 진 회장의 정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진 회장은 전북 임실 출신으로 서울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1986년 신한은행에 들어왔다. 일본 오사카지점장과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 법인장을 맡는 등 18년간 일본에서 근무한 ‘일본통’으로 꼽힌다. 2019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신한은행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