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겨울, SVB 사태가 유럽발 금융위기로 번지냐에 달려”

입력 2023-03-2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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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서울대 교수 “크립토 윈터, SVB 사태 여진에 따라 달라”
SVB 사태 후 국제금융 시장 변동성 완화된 모습
인플레이션 우려 여전…비트코인, 인플레 헷지 수단 주목
24일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위 제7차 민당정 간담회

▲윤창현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7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가상자산 시장의 겨울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Silicon Valley Bank) 사태 여파가 유럽발 금융위기로 전이되는 지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준이 금리 상승 속도를 조절하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코인 가격 상승이 예상되나, 현재 뱅크런 사태가 유럽발 금융위기로 전이되면 크립토 윈터가 장기화될 거란 관측이다.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SVB 사태 & Crypto Winter; 금융發 경제위기 다시오나‘ 간담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가상자산 시장 전망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SVB 사태 여파에 따른 금융 시장 진단과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 교수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 크립토 윈터의 시작점은 전통 금융 시장의 뱅크런”이라면서 “크립토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인지 침체기로 갈것인지의 답은 금융위기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뱅크런이 국지적으로 끝나면, 연준이 몇 개의 중소은행 도산을 막고 (그 과정에서) 상대적인 양적 완화 효과가 나타나 인플레이션 위험 헤지 기능을 갖고 있는 비트코인·이더리움 같은 디지털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하지만 금융위기는 어떻게 갈지 모른다”면서 “유럽은행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 그들이 갖고 있는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를 마켓에 내놓게 되고, 위험 회피도가 급증해 미국 초단기 국채에 대한 수요만 높아지고 유동성 위험이 커지면서 IT 기술주와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가격이 동반 하락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VB 사태 여파가 커지면, 지면, 달러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 시장도 위험해질 수 밖에 없다. 달러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무너져 이와 연관된 탈중앙화 금융(DeFi)까지 마진콜이 발생해 연쇄 위기가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앞서 SVB 파산 당시 스테이블 코인인 USDC 역시 USDC가 담보 준비금의 8%를 SVB에 보관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0.87 달러까지 떨어지며 위기를 겪은 바 있다.

다만 SVB 파산 여파가 아직까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SVB 사태에서는 전통 금융 시스템안에서 자금 유출이 발생하지는 않고 중소 은행에서 대형 은행으로의 자금의 이동이 관찰됐다”면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고, 은행의 금융 중개 기능에 손상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당국 관계자들도 SVB 사태발 금융 위기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미국 금융당국의 발 빠른 대응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낮다”면서 “SVB 사태에서 주목해야할 건 은행과 암호자산의 연계성이다. 이번 사태는 암호자산 시장과 생태계가 은행 및 금융 시스템의 안정에 영향을 미칠 만큼 커졌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고상범 금융위원회 금융시장분석과장은 “금융시장 불안 확대를 막기 위해 미국과 스위스 등 주요 정부가 적극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단행했고, 국제 금융 시장 변동성이 다소 완화된 모습”이라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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