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인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 의문 제기할 불확실성 존재”
영업손실도 5년째 지속…손실 규모 줄고 있는 점은 긍정적
감사의견은 적정 유지…“투자자들 유동성 위기 주의해야”
롯데케미칼의 합성고무 사업 자회사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가 5년째 유동성 위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내 지급해야할 순유동부채가 3년째 3000억 원대를 기록 중이나 자금조달이 가능할지 여전히 확실치 않아 올해도 존속능력에 의문이 제기됐다.
27일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 연결재무제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의 지난해 순유동부채는 약 3315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에 비해 1년내 지급해야하는 ‘유동부채’가 3300억 원 가량 많은 셈으로 단기간내 갚아야할 타인자본이 누적, 유동성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는 롯데케미칼이 이탈리아 업체 베르살리스와 합작(롯데케미칼 지분 50%+1주), 2013년 10월 설립됐으나 줄곧 실적이 기대를 밑돌았다.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는 타이어 마모와 연비 성능을 높이는 고성능 합성고무를 다룬다.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의 순유동부채는 2018년 712억 원, 2019년 1548억 원을 기록한 후 2020년(3599억 원), 2021년(3216억 원)에 이어 3년째 3000억 원대에 머물고 있다.
감사인은 지난해까지 5번째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을 언급 중이다. 한영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 주석을 통해 “이러한 사건이나 상황은 다른 사항과 더불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한 회계학과 교수는 “1년 내 현금이 바닥나 망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며 “감사인의 판단으로 피감기업이 계속기업으로 존속가능한지 의문이 있을때 기재한다”고 설명했다.
영업손실도 5년째 이어지면서 영업활동을 통해 자금을 상환할 능력에도 계속해서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다.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약 156억 원, 순손실 약 319억 원을 기록했다. 이자비용도 158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의 영업손실 규모는 2018년 874억 원, 2019년 849억 원, 2020년 724억 원, 2021년 224억 원, 2022년 156억 원을 기록 중이다. 순손실 규모는 2018년 1023억 원, 2019년 1838억 원, 2020년 1618억 원, 2021년 372억 원, 2022년 319억 원으로 파악됐다.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측에서 유상증자 예정금액 500억 원(3월 8일 주주총회 결의) 등 어김없이 자금조달계획을 내놓긴 했으나 감사인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판단이다.
한영회계법인은 “부채상환을 위한 당사의 자금조달계획에 대한 성패에 따라 (계속기업가정의)타당성이 좌우되는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계획에 차질이 있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하기 어려운 경우 당사의 자산과 부채를 정상적인 사업활동과정을 통해 장부금액으로 회수하거나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사의견은 적정을 유지한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대형 회계법인 회계사는 “회사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상황으로 나름대로 자금계획을 제출해서 의견은 바꾸지 않지만 투자자들이 주의할 것을 경고하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