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만 550명, 정자기증했다가 소송 휘말린 네덜란드 男…무슨 일?

▲정자기증으로 550명에 달하는 아이들의 아빠가 된조나단 제이콥 메이어(41). (출처=Jonathan Jacob Meijer 유튜브 채널 캡처)

정자기증으로 무려 550명의 아버지가 된 네덜란드 남성이 현지 시민단체에 피소됐다.

27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정자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형제·자매 접선을 돕는 도너카인드 재단이 조나단 제이콥 메이어(41)를 상대로 정자기증 중단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메이어는 네덜란드 헤이그 출신의 음악가로 2007년부터 불입클리닉과 인터넷 등을 통해 정자를 기증해왔다. 메이어는 네덜란드는 물론이고 덴마크, 우크라이나 등 전 세계 각국에 자신의 정자를 기증했다.

도너카인드 재단에 따르면 지금까지 그의 정자로 태어난 아이는 최소 550명으로 집계됐다. 550명의 아이들이 모두 메이어의 자식인 셈이다.

메이어는 지난 2017년에도 불임클리닉 10여 곳에 기증한 정자로 102명의 아이가 태어나 네덜란드 일부 병원의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네덜란드 정부는 출생자의 심리적 충격을 줄이고 근친출산을 예방하기 위해 기증자 1명당 25명 이하로 출산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에 불과하다.

이에 재단 측 변호인 마크 드헤크는 메이어에게 정자기증 중단을 거듭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재단은 메이머를 상대로 법적 조취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메이머는 자신의 자손을 최대한 널리 퍼트리기 위해 네덜란드 이외에도 덴마크, 우크라이나 소재 병원에 정자를 기증했다. 기증 당시 그는 가명을 사용했다.

메이어에게 받은 정자로 출산에 성공한 난임 부부들은 이와 같은 소식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피해 부부는 “내 아이에게 수백 명의 형제자매가 있다는 사실을 설명해야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 일”이라며 참담함을 드러냈다.

또한 피해 여성들은 모임을 만들어 생물학적 아버지로 메이어를 아버지로 둔 아이들이 장래에 연애나 결혼을 하지 못하도록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이들은 메이어에게 정자기증을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으나, 메이어는 “사람들이 아이를 갖는 꿈을 실현하도록 돕고, 또 전 세계에 내 아이들이 있는 것을 보고 싶다”라며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