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최근 22년간 단 한 번만 연금 웃돌아…작년 3월 다시 연금 비중 높아져
박 연구원 “SVB 사태 이후 가계·기업 손실 혹은 피해 제한적” 분석
30일 박성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21년 4분기 기준으로 미국 가계 가처분소득 가운데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205.8%로 연금(203.8%)보다 컸다. 박 연구원이 2000년부터 집계한 데이터 중 유일하게 주식 비중이 연금을 웃돈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작년 1분기에 연금 205.7%, 주식 202.7%로 연금 비중이 다시 주식보다 커졌다.
또한 박 연구원은 채권 비중이 늘고 있는 점도 주목했다. 가처분소득 가운데 채권 비중은 2021년 4분기(20.2%) 이후 작년 4분기(29.5%)까지 1년째 커지고 있다. 작년 4분기 비중은 지난 2020년 1분기(29.7%) 이후 최고치다. 최근 22년간 채권 비중이 가장 컸던 시기는 지난 2012년 3분기(40.8%)다.
박 연구원은 채권 비중이 늘고 있고, 주식 비중이 연금보다 작아진 점을 주목하며 SVB사태로 인한 피해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가계의 채권자산 규모가 증가했고 연금자산 규모의 축소는 제한적”이라며 “주식자산 규모 축소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총자산 규모 축소폭은 제한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무엇보다 SVB 사태에도 불구하고 예금은 전액 보호될 것이기 때문에 가계의 예금 손실은 전혀 발생할지 않을 수 있음도 주목할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SVB발 위기에서 최대 피해자는 은행 주주 및 AT1와 같은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한 투자자라고 꼽았다. 박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주택가격 급락, 높은 가계부채 및 주택 차압 그리고 기업 부도 등으로 가계(=개인)과 기업이 치명타를 입었다”며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개인 및 기업보다는 연기금 및 기관 투자자들의 손실이 일차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관투자가 안게 된 손실은 크지만 개인 및 기업과는 달리 손실을 어느정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임을 고려하면 경제활동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