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 7만2000 → 7만9000원 목표가 상향…SK·신한도
하반기 업황 반등 대세로…마이크론 CEO “2025년 반도체 기록적 성장”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최저점…3분기 주가 상승 구간”
“이번에는 느낌이 좋네요. 단타 생활 마무리하고 쭉 보유합니다.” “작년 4월 평균 매수가 8만5000원에 들어왔는데 이제서야 조금 빛이 보이네요.”
여름이 지나면 반도체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삼성전자 종목 토론방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눈길을 주지 않던 외국인도 러브콜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석 달간 외국인 투자자는 4조 원 넘는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담았다. 싼값에 사두자는 움직임이다. 30일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가를 6만3200원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들어 14.29% 상승한 셈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올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쓸어담기에 나선 건 뜻밖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1분기에만 반도체(DS) 부문 영업손실이 4조 원을 넘길 것이란 암울한 관측마저 나온다. 연간으로 8조 원을 넘는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실적 우려에도 삼성전자를 향한 외국인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건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개선되면서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29일(현지시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산업이 AI 분야의 성장에 힘입어 2025년 기록적인 시장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마이크론 주가는 7.61% 급등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3.27% 올랐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매출이 53% 급감했으나 공급 과잉 해소에 따라 가격 상승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에 주가가 상승했다.
대체적인 시장 전망은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2분기까지 이어지고, 본격적인 실적 반등이 3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데 모아진다. 1분기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7%, -13%로 예상된다. IT 디바이스 수요 부진 및 데이터센터 투자 감속이 계속되고, 업황 둔화에도 삼성전자의 투자 축소와 감산 규모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기조로 운영되고 있다.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실적 부진은 2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평균판매가격(ASP) 하락폭은 D램 -1%, 낸드 -2%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진행된 고객사의 공격적인 재고 조정으로 세트 재고는 1분기 피크를 치고 감소로 전환했다. 메모리 재고도 2분기부터 감소가 예상된다”며 “3월부터는 스마트폰 수요 개선,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PC 판매 증가를 염두에 둔 일부 세트업체의 부품 주문이 시작됐다”라고 분석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적자 지속으로 2분기가 올해 분기 실적의 최저점이 될 것이나, 자연감산 및 마이그레이션 효과(웨이퍼당 생산성 증가 효과) 점증에 따른 재고 안정화로 3분기 재고 하락에 대한 기대감과 공급 전략의 피벗(방향전환) 기대김이 상승할 수 있는 구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의 몸값을 올려잡기 시작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2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10% 상향했다. SK증권(7만5000원 → 8만 원)과 신한투자증권(7만 원 → 8만2000원)은 담당자가 변경되며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7만8545원이다. 이 중 유안타증권은 가장 높은 목표주가 9만 원을 제시했다.
1월 31일 이후 리포트를 낸 22개 증권사 가운데 목표주가를 올린 곳은 3곳이다. 3월에만 18개 리포트가 쏟아지며, 하반기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삼성전자의 올해 목표 주가를 현 수준보다 큰 폭 상향된 수준으로 잡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7만2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올렸고, JP모건(8만 원), 모건스탠리(6만8000원) 등도 긍정적인 목표주가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