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진지하게 받아들여"…대통령실 "워싱턴 가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해"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CHIPS Act) 관련 한국기업에 대한 배려를 당부했다.
이도운 용산 대통령실 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청사에서 타이 대표와 접견해 이 같은 당부를 전했다. 타이 대표는 이날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도·태평양 지역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지원법의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 발표에서 양국이 긴밀히 협의해 한국기업들의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IRA와 반도체지원법 등 관련 미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우호적인 방향으로 배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특히 최근 발표된 반도체지원법의 보조금 신청 세부지침과 관련해 과도한 수준의 정보제공에 대한 한국기업들의 우려가 있다”며 “미 정부의 우호적인 고려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타이 대표는 “반도체지원법과 IRA 관련 한국 정부와 기업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이를 통해 한미를 포함한 동맹국 간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구체적인 요청에 타이 대표의 답변은 원론적으로 읽힌다. 다만 대통령실은 우리 정부와 기업의 우려를 적극 설명한다는 게 타이 대표의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정부와 기업의 의도를 충분히 전달했고, 타이 대표는 이를 워싱턴에 가서 충분하고 자세하게 설명드리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올해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로, 지난 70년간 양국이 자유민주주의, 인권, 법치 등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가치동맹으로 발전해 왔다"며 "작년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이 군사, 안보에서 경제안보, 첨단기술, 문화, 인적교류까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가장 성공적인 FTA(자유무역협정)로 평가받는 한미 FTA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양국이 미래지향적 경제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타이 대표는 한국이 미국과 함께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공동 주최하고, 한국이 3차 회의를 주최하기로 한 결정을 높이 평가하면서 사의를 표했다. 또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윤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과 리더십,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한국의 리더십과 파트너십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타이 대표는 "한미동맹 70주년에 진행될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통해 양국이 상호호혜적인 성과를 창출해 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접견은 우리 측에서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최상목 경제수석, 강경성 산업정책비서관, 왕윤종 경제안보비서관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타이 대표를 비롯해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헤더 헐버트 USTR 비서실장, 크리스토퍼 윌슨 USTR 대표보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