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시대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올여름은 이제 마스크도, 확진자 격리도 없는 세상이 될 전망입니다. 3년을 훌쩍 넘어서 진정한 일상회복이 가시화되는 것입니다.
3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7일로 유지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는 오는 5월께 5일로 줄어듭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해제 및 미국의 비상사태 종료 시점에 맞춰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출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도 더는 운영되지 않습니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입니다. 코로나19에 대한 PHEIC는 2020년 1월 선언된 이후 3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WHO는 4월 말~5월 초에 관련 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은 5월 11일 비상사태를 끝낼 계획입니다.
확진자 5일 격리조차 없어질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5월 초 정도 1단계 조정을 하면 2단계는 7월 정도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2단계는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이 현재의 2급에서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4급으로 내려가는 시점입니다. 2급 전염병에는 홍역, 수두 등이, 4급 감염병에는 독감, 노로바이러스, 수족구병 등이 있습니다.
동시에 병원과 약국 등에만 남아있는 마스크 착용 의무는 권고로 바뀌고, 요양병원의 외출·외박이 전면 허용됩니다. 검사비, 입원치료비, 생활지원비, 유급휴가비, 치료비 등 각종 지원도 종료됩니다.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 2단계까지는 연 1회 백신 접종이 무료로 유지되지만, 마지막 단계인 3단계에 접어들면 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전환될 전망입니다. 필수접종 대상은 무료로 백신을 맞을 수 있지만, 나머지는 유료로 맞아야 합니다. 독감의 경우 필수접종 대상은 노인과 어린이, 임산부입니다.
WHO는 코로나19 백신의 기본접종(2회)과 추가접종(부스터샷) 1회를 마친 이후에는 고위험군만 6~12개월마다 추가접종하면 된다고 최근 권고했습니다. 60세 이상의 노인, 심장병과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60세 미만 성인, 면역 저하 현상이 있는 어린이·청소년, 임산부, 일선 의료 종사자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다만, 이들도 무한정 추가접종을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정부가 일괄 구매해서 무상공급하는 치료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가 일부를 부담하게 됩니다. 방역당국은 이 시점을 내년께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가 사라질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지금은 상황에 따라 유·무선 전화, 화상통신을 활용한 의사의 상담 및 처방이 가능하지만, 5월부터 단계가 경계로 낮아지면 비대면 진료는 자동 종료됩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비대면 진료는 널리 확산됐습니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2만5697개 의료기관에서 총 1397만 명을 대상으로 3661만 건의 비대면 진료가 시행됐습니다.
비대면 진료를 상시화하려면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비대면 진료를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통과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3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36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1주일간 확진자는 하루 평균 1만97명 규모로, 1만 명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