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증권사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만들기도
신평사도 “셀다운 미매각시 자본 활용의 효율성 떨어져” 지저도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은 2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물론 신용평가사들도 해외 대체투자의 건전성을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2021년에 발간한 ‘자본시장 위험 보고서’를 통해 증권사 해외 대체투자의 위험요인에 대해 “투자자산 부실화나 셀다운 실패 시, 증권사의 건전성 및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당시 조사한 수치를 보면, 증권사가 재매각 목적으로 투자했으나 재매각하지 못한 상태로 6개월을 초과해 보유한 투자건은 3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가 셀다운을 통해 투자자에게 전가되는 과정에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이 ‘증권사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만든 것도 이 무렵이다. 금감원은 셀다운 투자에 대해 △셀다운 대상·금액·가능성 평가 후 심사시 보고 △셀다운 실패·지연 등 스트레스 상황 가정한 대응계획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모범규준에 담았다.
그 무렵 신용평가사에서도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경고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1년 ‘대형 증권사 해외대체투자 리스크 점검’이란 보고서에서 “셀다운이 계획대로 되지 못하면 증권사는 자본비용이 크게 증가해 자본 활용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한편, 유동성 관리 부담이 증가하고 기초자산 가격변동위험에 노출되게 된다”고 우려했다. 당시 한신평이 조사한 해외 오피스 익스포져 만기시점별 잔액(2020년 12월 말 기준)을 보면 올해 만기시점이 상당 부분 차지했다.
금융당국과 시장에서도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리스크 발발 가능성에 대한 사전 점검을 강화하고, 시장에서는 투자 환경의 이상 기류를 파악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개별 회사에 엄청난 문제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알고 있지만 특별하게 대단한 위험이 있거나, 개별 회사의 리스크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국내도 부동산이 문제인 것처럼 해외도 비슷하다. 경기가 안 좋은 건 마찬가지다. 자산 가격 조정기, 버블이 꺼지는 상황은 유사한데 (한국 금융기관) 수익이 안 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문제는 없는지 보는 게 본연의 업무라 계속 주시하고 있다. 국내든 해외든 금융기관이 돈을 회수할 수 있는지 중요한데 회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늘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자기자본이나 전체 자산 규모 봤을 때 해외 대체투자 비중이 큰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환경을 걱정하는 만큼 주시하고 있다”며 “문제가 되는 것은 없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평사 관계자는 “미매각이 많으면 결국 투자했는데 (돈이) 묶인 것”이라면서 “작은 미스 매치가 일어나면 실리콘밸리뱅크(SVB) 같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유동성 위기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는 해외 부동산 시장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규 물건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신규로 진행하는 건이 많지 않다”며 “이미 진작에 기표했는데 셀다운이 안 되는 것들, 미매각 기간이 길어진 자산들만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