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나토 가입’ 주도했던 마린 총리 실각...중도우파가 승리

입력 2023-04-0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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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최연소 국가 정상’ 마린 총리 실각
중도우파 정당 1위ㆍ극우 정당은 3위
연립정부 구성에 극우정당 참여 여부 주목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2일(현지시간) 헬싱키에서 열린 사회민주당 총선 행사에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헬싱키/로이터연합뉴스

핀란드 총선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국민연합당(NCP)이 박빙의 차이로 선두를 차지하면서 산나 마린(37) 총리가 실각하게 됐다고 2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유럽 전역에서 극우 물결이 확산하는 가운데 핀란드도 이 같은 흐름에 합류하게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저녁 중도우파 국민연합당은 개표가 모두 완료된 가운데 득표율 20.8%로 1위를 차지해 이번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밝혔다. 극우 성향 정당인 핀란드인당은 20.1% 득표율을 확보해 마린 총리의 사회민주당(19.9%)을 제쳤다.

해당 득표율에 따라 국민연합당은 48석을 확보하게 되고, 핀란드인당은 46석, 사민당은 43석을 확보하게 됐다.

사민당이 총선에서 득표율 3위를 기록하면서 마린 총리의 재임은 물거품이 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마린 총리는 총선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국민연합당, 핀란드인당에 축하한다"며 "민주주의의 뜻"이라고 말했다.

마린 총리는 2019년 당시 34세 나이로 핀란드 총리에 오르면서 세계 최연소 선출직 지도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함께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중립국 지위를 버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무리없이 이끌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선거 레이스에서 급증한 정부 부채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마린 총리가 집권 당시 64%였던 핀란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최근 73%까지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사적인 자리에서 격정적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유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마린 총리는 자진해서 마약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 기록을 공개했고, 업무 태만이 아니라는 공식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번 총선에서 3개 정당이 약 20%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없게 됐다. 현 정권은 사민당을 주축으로 연립정권을 구성했는데, 이번 총선 결과로 국민연합당이 제1당이 돼 연립 정권을 구성하게 된다. 연립정권 수립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국민연합당이 선거전에서 두각을 보였던 극우 성향 핀란드인당과 연립정권 구성과 관련해 손을 잡을지다.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처음으로 의석을 확보한 극우 핀란드인당은 물가 급등과 경제 둔화 등으로 작년 여름부터 지지율이 치솟았다. 핀란드인당은 이웃 나라인 스웨덴 내 조직폭력 문제를 이민자들과 연결 지으며 반이민 정책을 주장해왔으며, 핀란드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장기적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EU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국민연합당은 핀란드인당과 연립정권 구성 협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연립정권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핀란드의 EU 관련 정책이 수정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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